[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정책금융지원체계 개편' 방향이 알맹이 없는 형식에 그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관 간 물리적인 통폐합이나 새로운 공사의 신설 등 시장에서 관심을 가지는 이슈들은 모두 빠져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위는 2013년 업무계획을 통해 올해 정책금융지원체계를 어떻게 개편할지에 대한 내용을 밝혔다. 양적ㆍ보편적 지원방식에서 탈피해 창업ㆍ기술형 중소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 하겠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막상 최근 정책금융기관 및 시장의 최대 관심사들은 언급돼있지 않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정체성 확립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명박 정부의 '금융공기업 민영화'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 2009년 정책금융을 산은으로부터 분리한 정책금융공사가 설립됐지만, 최근 박근혜 정부가 산은 민영화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면서 공사의 역할과 정체성이 모호해 진 상태다. 현재로선 공사의 정체성이나 역할 확립의 방향이 관건이다. 산은과의 관계에 대한 답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정책금융공사가 다시 산은과 하나가 되거나, 기능별로 분리해 다른 정책금융기관들에 흡수되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산은 이슈가 정책금융체계 문제를 촉발시켰지만, 정책금융공사와 어떻게 관계를 설정할지는 조만간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살펴볼 것"이라면서 "이달안에 발족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선박금융공사 설립에 대해서도 '추진한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선박금융은 현재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복수의 정책금융기관들이 주도하고 있다. 새로운 기관이 설립될 경우 기존 기관들의 역할이 축소되는 만큼 민감한 사안이다. 이와 관련,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은 선박금융공사와 관련, "추진한다는 게 기본입장이며, 정책금융기관 개편 과정에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의 설립이나 통합 문제는 금융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나 각 기관들과의 의견교환이 필요한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 기관 당사자들 뿐 아니라 지원을 받는 기업이나 금융기관들도 이번 정책금융 개편에 대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소문이나 전망만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정확한 정부 계획을 공개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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