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24~25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이탈리아 총선 결과는 ‘승자 없는 선거’로 어느 정당도 압승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현재 이탈리아 정부의 ‘긴축재정’에 대한 국민 반감을 투표를 통해 드러냈다는 것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 전했다.마리오 몬티 총리는 총선 일주일전 합리적인 선에서 감세를 약속하며 긴축 완화를 시도했고, 이탈리아의 시장 자신감을 회복시키기 위해 단행한 정책들이 침체를 악화시켰다는 점을 인정했다.하지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와 베페 그릴로 등의 인기영합적인 ‘반긴축’ 공약에 대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판단이다. 엔리코 레타 민주당 부대표는 “이탈리아 국민 대부분이 긴축안과 유로, 유럽에 반대하는데 표를 던진 결과”라며 “브루셀과 독일에 명백한 신호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선거 결과가 최종 확정된다면 안정적인 정부 구성이 어려울 것이 확실하다"며 "이탈리아 뿐 아니라 유럽 전체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이날 오후 이탈리아 내부부가 발표한 중간 개표 결과에 따르면 중도좌파가 하원에선 무난히 제1당을 차지하 의석의 55%를 확보할 수 있지만, 상원에선 연정 없이는 과반 의석이 불가능해 보인다. 민주당이 31.69%의 득표율로 30.65%를 가져간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에 근소하게 앞섰고, 그릴로가 이끄는 오성운동은 23.7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몬티 총리가 이끄는 중도연합의 상원의석은 19석에 그칠 전망이다. 이탈리아의 한 정치학자는 이같은 결과를 “대재앙의 시니리오”라면서 연론조사와 투자자들간 일반적인 합의를 혼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 사이엔선 민주당이 마리오 몬티 총리와의 좌파 연정을 통해 상원을 다수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이처럼 포퓰리즘 공약으로 점철된 베를루스코니와 그릴로의 부상은 이탈리아 국민들이 독일과 브루셀이 요구한 혹독한 긴축안을 거부할 리스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 선거 결과는 2차 세계대전 전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가 성장에 필요한 개혁을 제대로 완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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