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경제의 성장 엔진을 재점화해 새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산층을 두텁게 하겠다." 한국경제의 과제를 떠올리게 하는 이 말은 어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국민 앞에 약속한 다짐이다. 그는 임기 2기 첫 국정연설에서 성장, 일자리, 중산층, 제조업을 앞세우며 경제회생을 국정 어젠다의 가장 앞자리에 올려 놓았다. 미국 경제의 향방은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중요한 변수의 하나다. 교역 비중이 큰 것은 물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즉각적, 직접적 파급 효과가 미친다. 그런 의미에서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그 효과는 우리에게도 큰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오바마는 경제성장을 통해 중산층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면서 그 수단으로 제조업의 부활을 강조했다. 그는 "캐터필러는 일본에서, 포드는 멕시코에서, 인텔은 중국에서 각각 일자리를 되돌려 왔다"며 본국으로 유턴한 제조업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미국이 세계 경제의 절대자로 군림할 때 미국 기업의 생산기지는 전 세계가 무대였다. 그랬던 미국이 해외 공장을 국내로 불러들이는 처지가 됐다. 그만큼 경제가 어려움에 빠졌다는 고백이다. 미국 만이 아니다. 지구촌 모든 나라가 저성장과 대량 실업의 블랙홀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국을 새 일자리와 제조업을 끌어 들이는 자석으로 만드는 게 정책의 최우선"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말은 미국 경제의 과제와 정책의 향방을 짐작케 한다. 그의 '자석 경제론'은 자국 우선의 경제정책, 보호주의 강화를 알리는 신호로 읽힌다. 강력한 회생책으로 미국 경제가 살아난다면 세계 경제에도 훈풍이 될 것이나 관건은 긍정적 효과의 정도다. 미국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한 데다 '자석론'과 같은 자국 중심의 정책을 편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오바마의 경제 최우선 선언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미국의 경기 회복은 우리 경제에 도움을 주겠지만, 그것이 보호주의나 통상압력의 강화를 바탕으로 한다면 오히려 타격이 될 수 있다. 오바마는 유럽연합(EU)과 FTA의 일종인 포괄적 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의 적극 추진 의지도 밝혔다. 오바마노믹스의 향방과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정확히 읽고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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