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수백억대 재산을 갖고서도 세금을 피하려 위장이혼까지 서슴치 않은 70대 부부가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문찬석)는 조세범처벌법위반 및 지방세법위반 혐의로 홍모(75)씨를 구속기소하고, 위장이혼한 전처 류모(72·여)씨를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2008년 국세 및 지방세 41억원을 체납하고, 달리 빚진 일이 없는데도 전처 류씨 앞으로 2억원의 공탁금 회수청구권을 넘겨 세금을 피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홍씨 부부가 지난해 9월 서울시의 동산 압류표시를 멋대로 떼어 훼손한 혐의(공무상표시무효)도 함께 적용했다.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0일 이들을 검찰에 고발해 검찰이 지난 1일 홍씨를 구속했다. 당시 법원은 “조세면탈을 목적으로 허위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소명됨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뒤이어 서울지방국세청도 지난 5일 이들 부부를 고발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홍씨 부부는 2005년 협의 이혼한 뒤로도 부인 이름으로 된 서울 강남 빌라에 함께 살며 비싼 승용차를 몰고 다녔다. 홍씨는 서류상 이혼이 들킬까봐 7차례나 위장 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과 제주 일대에만 100억원 규모 땅을 가진 홍씨는 서류상 이혼과 더불어 서울 강남 빌라 17채 등 200억원대 재산은 부인 류씨 앞으로 옮기고 땅은 팔았다. 이 과정에 발생한 세금은 23억여원, 홍씨는 이마저도 “돈이 없다”며 6년째 버텨 그새 물어야 할 세금은 가산금 등을 더해 41억원이 됐다. 검찰은 홍씨 부부처럼 악의적인 체납자에 대처하기 위해 이달 중 유기적인 법률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기준 25개 구를 포함한 서울시 지방세 체납자는 40만명으로 채납금액은 7000억원대에 달한다. 검찰은 서울시가 악의적인 체납처분면탈사범을 적극 고발하기로 함에 따라 향후 조세전담검사와 서울시 세금징수과 사이에 지원체계를 구축해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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