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색으로 알아보는 건강상태는?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소변은 많은 걸 말해준다. 당신이 무엇을 먹었고 얼마나 마셨으며 어떤 병을 갖고 있는지 사인을 보낸다. 소변을 통한 질병진단은 의사들이 수백 년 동안 해온 일이다. 과거엔 맛을 보기까지 했다고 한다. 굳이 소변을 찍어 먹어보지 않아도, 당신이 의사가 아니어도 소변을 관찰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꽤 많다. 지퍼를 올리고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야 하는 때는 언제인지, 대수롭지 않게 넘겨도 되는 경우는 무엇인지 알아두면 좋은 상식이 될 것이다. 특히 어린아이를 둔 부모라면 아이가 변기 물을 내리기 전 '잠깐'을 외치고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봐야할 것은 색깔과 냄새다.◆노란색 소변…촉촉한 당신과 메마른 당신소변은 당신 몸이 배출하는 여분의 물과 노폐물이다. 일반적으로 옅은 노란색인데 '우로크롬'이라고 하는 색소 성분 때문이다. 노란색의 농도는 몸 상태에 따라 변한다. 단순하게 정리해 맑은 색에 가까울수록 몸 속 수분이 충분하다는 의미고, 짙은 노랑색일수록 수분이 부족한 상태다. 그렇다고 소변이 언제나 노란 건 아니다. 7가지 무지개 색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 대부분 사람이 본 적도 경험한 적도 없겠지만 와인색의 소변도 있고 파란색, 오렌지색도 있다. 심지어 형광색을 띄는 녹색 소변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소변의 색깔을 결정하는 건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는데 음식과 약물 그리고 질병이다. 소변이 노란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변했다고 당황해하며 병원으로 뛰어가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단 소변의 색깔에 영향을 주는 음식이나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지 돌아보고 정상적인 변화인지 아닌지부터 확인한다(표 참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 비타민C를 먹으면 짙은 노란색이 되고 당근을 많이 먹으면 오렌지 빛이 나기도 한다. 또 피린증이란 유전병에 걸리면 와인색의 소변을 배출할 수 있다. 일부러 소변색을 변화시키는 메틸렌블루를 썼다면 파란색이 된다.
◆혈뇨 봤다면 병원서 정밀검사 필요 문제는 무지개 색 중 '빨간색'이다. 즉 소변에 '피'가 들어있는 혈뇨가 나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혈뇨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피가 섞인 소변이 육안으로 관찰되는 경우와 소변색은 정상이지만 현미경으로 보면 적혈구가 관찰되는 '현미경적 혈뇨'가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일단 피를 봤다면 비뇨기과 방문은 필수다. 가장 흔한 원인은 소변 생성과 관련된 장기에 염증이 생긴 경우다. 신장(콩팥)염이나 방광염이 있다. 하지만 이런 염증은 대부분 복부나 옆구리 등에 심한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소변색과 상관없이 병원을 찾게 된다. 특히 방광에 염증이 생겼다면 소변을 볼 때 화끈거림이나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요로결석이 생긴 경우도 혈뇨가 나올 수 있다. 이때도 복부나 골반에 심한 통증이 함께 온다. 문제는 별다른 증상 없이 소변색만 빨개진 경우다. 특히 40세가 넘은 경우 이런 혈뇨는 암이 원인일 수 있다. 방광암이 가장 흔하고 신장암도 고려할 수 있다. 두진경 비뇨기과 전문의는 "혈뇨가 나왔다 해도 검사를 해보면 10명 중 2, 3명 정도만 문제가 발견되는 정도이니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혈뇨는 리팜핀 등 결핵에 쓰는 항생제, 과도한 운동, 전립선비대증 등으로도 나올 수 있으니 걱정보다는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밝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달콤한(?) 소변의 경고 소변의 냄새가 변하는 것으로도 몸 상태를 가늠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변은 강한 냄새를 풍기지 않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톡 쏘는 암모니아 냄새가 강하게 난다면 감염이나 결석을 의심할 수 있다. 또 달콤한 냄새가 난다면 소변에 당성분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당뇨병의 결과일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소변을 마시면 실제 달콤한 맛이 난다고 한다. 아스파라거스와 같이 소변의 냄새를 변화시키는 음식도 있다.일종의 성병으로 요도에 염증이 생긴 경우엔 탁한 소변을 볼 수 있으며 투명한 컵에 소변을 받아보면 불순물이 떠다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때는 소변을 볼 때 요도가 따끔거리는 증상이 동반되니 비뇨기과를 찾아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료 : 코리아헬스로그(두진경 비뇨기과 개원의), 웹엠디(WebMD)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신범수 기자 answe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