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안 바뀌는 정치판 확 갈아치울 순 없나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대선은 끝났지만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질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합'을 강조하지만 지금 한국사회는 어느 때보다 분열돼 신음하고 있다.  '정치는 어떻게 이동하는가'(원제: Creating a New Civilization)는 미래 사회를 지배할 새로운 정치 질서를 진단하고 옛 정치 질서가 어떻게 몰락해가고 있는지 분석한 앨빈 토플러와 하이디 토플러 부부의 본격 정치학 지침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정치의 이동'이란 무엇인가? 이는 토플러 부부가 강조해온 '제3 물결 정치 모델'로의 성공적 전환을 의미한다. 이들은 정보의 발전과 확산이 인류의 생산 및 권력 활동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 같은 제3 물결 문명이 정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꾸준히 지적해왔다. 토플러 부부가 제시하는 제3 물결 정치 모델의 핵심은 '반(半)직접민주주의'와 '의사결정의 분배'다. 간접민주주의에서 반직접민주주의로의 변화가 필요한 이유는 기존의 정치 시스템이 사람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원래의 의도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미 그 수명이 300년이나 된 기존의 정치 시스템 밖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이제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를 혼합할 수 있는 많은 창의적인 방법들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의 혼합 형태인 반직접민주주의라는 개념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위험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저자들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구상하는 데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한다. 저자들이 생각하는 미래 정치를 위한 또 다른 핵심 원리는 의사결정의 부하를 분산하고 의사결정으로 인해 영향 받는 사람들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이양해주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원리를 '의사결정의 분배'라고 부른다.  물론 의사결정의 분배 자체가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전폭적인 권한의 분산화가 없다면 많은 정부들이 정치적 기능을 회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의사결정의 부하(負荷)를 나누고,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을 지역 수준으로 내려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토플러 부부는 우리가 지금 당장 '제3 물결 정치 모델'로의 전환을 시작한다면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정치 구조만이 아니라, 문명 그 자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짜릿한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세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치는 어떻게 이동하는가/엘빈 토플러ㆍ하이디 토플러 공저/청림출판/1만5000원 이상미 기자 ysm125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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