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품목 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어제 2011년 우리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이 전년보다 10개 감소한 61개라고 밝혔다. 1위 자리에서 밀려난 품목은 26개인 데 반해 새로 1위로 올라선 품목은 16개에 그쳤다. 2009년 73개를 정점으로 2년 연속 줄었다. 무엇보다 중국의 기세가 맹렬하기 때문이다. 밀려난 26개 품목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2개 품목의 1위 자리를 중국이 차지했다. '한국 1위' 자리를 빼앗은 중국 품목은 2009년 2개, 2010년 7개 등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섬유제품은 물론 철강제품, 석유화학, 액정 디바이스 등 업종도 다양화하고 있다. 중국의 거센 추격에 밀려 핵심 수출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걱정은 1위를 지킨 61개 품목도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들 가운데 13개 품목은 중국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점유율 차이도 대부분 10% 포인트 미만이다. 중국은 세계 수출 1위 품목이 1431개로 세계 최다 보유국이다. 우리는 수출 규모는 세계 7위지만 1위 수출 품목은 15위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세계 1위 품목 수출액도 2007년 이후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앞으로의 수출 환경도 밝지 않다. 중국의 기세 때문만이 아니다. 일본 아베 정권이 지난 11일 20조엔(240조원)에 이르는 경기부양 대책을 발표하면서 엔화 가치 하락 현상은 한층 깊어지고 있다. 시장 경쟁력을 갖춘 중국과 기술 및 환율 경쟁력을 갖춘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우려가 크다. 글로벌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각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악재다. 수출 산업이 사면초가에 놓인 꼴이다. 성장동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수출은 그나마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기존 1위 품목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1위 품목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연구개발(R&D) 투자와 기술 향상을 통한 품질 개선으로 비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수출 시장 다변화, 환율 리스크 대책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잠깐 방심하면 뒤처지는 게 작금의 시장 환경이다. 정부와 기업이 위기의식을 갖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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