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회사채 시장 훈풍…연이어 홈런

LG생건,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최대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지난해 얼어붙었던 회사채 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연초 회사채 발행에 나선 곳들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달 말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크라운제과는 3년물 회사채 300억원을 발행한다. 발행에 앞서 지난 3일 실시한 수요예측 조사에서는 자금 600억원이 몰리며 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우량기업 회사채에 미매각이 발생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크라운제과의 신용등급은 'A-'로 투자등급에 해당한다. 이어 오는 15일 3년물 2900억원, 5년물 2100억원 등 총 5000억원 회사채를 발행하는 LG생활건강에도 자금이 몰렸다. 지난 8일 수요예측 조사 결과, 자금 9700억원이 접수되며 지난해 수요예측 제도 도입 후 수요자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갑을 닫았던 기관투자자가 자금을 푸는 건 정부의 회사채 활성화 정책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등 당국이 회사채 정책을 조만간 발표할 상황이니 이제 회사채 냉각 시기는 지나갔다는 시각이 늘고 있다. 또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에서 평가차익을 거둘 수도 있다. 최근 증권사가 들고 있던 미매각 회사채가 급감한 것도 시장에 불고 있는 훈풍의 일환이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4조4000억원에 달하던 미매각 회사채는 최근 한달새 1조5000억원(34%)가량 감소해 현재 2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회사채 만기를 맞아 차환 발행에 나서야 하는 기업들은 바뀐 시장 분위기가 호재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올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는 총 45조5033억원인데 이 중 A등급 이하가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달 말에도 차환자금 조달을 위해 대상과 신세계가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각각 25일 1000억원, 30일 3000억원을 발행한다. 업계는 회사채 시장이 최악은 면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당분간 발행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에도 회사채 흥행이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진소라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 업체가 내수 업종이라 경기 변동의 영향을 덜 받기도 하고, 기관투자자의 연초 자금 집행 성격도 있는 것 같다"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지만 내달 새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빨라야 3월은 돼야 인하가 가능하리라 본다"고 내다봤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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