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전셋값 상승이 주택 매매가격 상승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봤을 때 전세가와 매매가 사이에 뚜렷한 인과관계를 찾아볼 수 없다는 의미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건국대학교 부동산·도시연구원 전문가로 구성된 부동산시장 모니터링그룹(RMG)은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2년 4분기 부동산시장 모니터링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전세가 상승 현상으로 인해 임대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돼 향후 매매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RMG는 지난 2002년 10월부터 10년 간 전국·서울·6개 광역시를 대상으로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간 인과관계를 검증한 결과를 근거로 내놨다. 조사 결과 전국과 서울에서는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나타났지만 6개 광역시에선 전셋값 상승이 반드시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보고서는 전세가격과 매매가의 결정요인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전세가는 현재의 주택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매매가는 미래시장에 대한 기대치까지 반영한다는 것. 미래에 대한 전망이 낙관적이면 전세가가 낮아도 매매가가 오를 수 있고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면 전세가가 높아도 매매가가 낮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매매시장 동향에 대해선 취득세 인하 효과로 인해 한 달 간 거래량이 늘었다가 이후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대형 평형은 매매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와 지방에서는 반짝 상승세를 끝내고 하락하거나 조정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전국 평균을 웃돌던 세종시 지가상승률도 최근 급락했다. 임대시장은 매물 품귀현상으로 전세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파주 등 일부 수도권에서는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미분양 사태가 심각하고 세종시는 그 인근 지역인 공주시와 대전시 유성구 일대까지 아파트 전세가가 급등하고 있다. 분양시장은 서울, 경기 지역 뿐아니라 지방까지도 둔화되고 있다. 경매시장은 수익형 부동산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주거용 부동산은 약세를 보이는 등 양극화현상이 두드러졌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원룸 쏠림현상이 심했다. 전체 주택공급량의 67%는 50㎡ 미만의 소형주택이었다. 보고서는 편중된 공급현상이 지속된다면 공급과잉으로 인해 빈집이 발생하거나 임대료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저소득층과 2~3인 가족형 가구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유형의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을 유도할 것을 권고했다.김혜민 기자 hmee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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