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영양가 없었다'는 인수위 워크숍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언론과 국민의 관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착시키겠다."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첫 시작을 알리는 윤창중 대변인의 말이다. 윤 대변인이 언급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무엇인지는 이날 하루 동안 그가 보여준 모습을 통해 확연히 드러났다.6일 공식출범한 인수위는 뒤늦은 출발을 의식한 듯 분주했다. 현판식을 갖고 임명장을 수여한 뒤 곧바로 전체회의와 워크숍을 진행했다.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기자들은 박근혜 정부의 청사진을 담당할 인수위원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인수위는 첫 전체회의에서 '보안'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간 자문위원까지 두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수위원들의 언론 접촉을 차단하고 소통 창구를 윤 대변인으로 일원화했다.비공개 워크숍이 끝난 뒤 윤 대변인은 언론브리핑을 했다. 그는 "(내용이)영양가가 없다"며 "신경 안 쓰셔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이 "뉴스 가치는 언론이 판단한다"고 항의하자 "대변인이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급기야 "앞으로 저를 괴롭히면 기자실에 안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기자들이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진지한 태도로 '인수위는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내용뿐이었다.결국 윤 대변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뉴스의 가치를 자신이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귀결됐다. 30년 정치부 기자와 논설위원을 역임한 그에 의해 갈 길 바쁜 인수위의 워크숍은 '영양가 없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인수위는 새 정부의 출발점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약속은 시작 단계부터 지켜져야 한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7월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가장 먼저 투명한 정부를 골자로 한 '정부 3.0 시대'를 약속했다. 그는 "정부가 하는 모든 일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며 "정부가 투명하게 공개될 때 정부에 대한 신뢰가 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언론의 취재 열기는 향후 5년의 대한민국에 대한 국민적 관심의 표현이다. 윤 대변인은 막말 논란과 정치와 언론을 오가며 언론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 '폴리널리스트(politics+journalist)'라는 비판에 처해 있다. 그가 논란과 비판을 넘어서 박 당선인의 '정부 3.0 시대' 약속에 걸맞은 대변인이 될 수 있을까.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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