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이어트 바람…비만치료제 승인 '봇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크리스마스 전후 폭음과 폭식은 연초 다이어트 결심을 부른다. 새해 비만에서 탈출해 날씬한 인생을 희망하는 비만족은 물론, 글로벌 제약회사들에게도 희소식이 생겼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은 비만 치료약들이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제약회사 비버스는 최근 비만 치료제 큐시미아가 13년 에 미국 보건당국으로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 미 서해안에 위치한 제약회사 아레나는 다음 주 다이어트약 벨비크에 대한 승인 이후 출시할 예정이다. 또 다른 제약회사 오렉시젠은 한 차례 승인이 거부된 비만치료제 콘트레이브에 대한 임상실험을 다시 하는 등 승인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수년간 비만치료제에 깐깐하던 미국의 보건당국이 규제를 완화한데 따른 것이다. 투자정보회사 코웬의 생명공학 부분 애널리스트인 시몬스 시메니디스는 “지난 일년새 규제 당국의 관점이 급격히 바뀌었다”며 “제약회사들이 직원들을 줄이고 생산량을 떠안고 있었지만 현재는 부활한 모습이다. 투자자들이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그동안 비만치료제는 효능과 부작용 때문에 승인이 까다로웠다. 심장질환이나 우울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의혹과 예상 보다 적은 체중 감소에 실망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실제 이들 비만약이 급격한 체중 감소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최적의 환경에서 실험했을 때 큐시미아의 경우 체중의 10%, 벨비크는 6%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현재 시장에서 유일하게 판매되는 비만치료제는 로슈의 제니칼로,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체중감량 효과가 적고 배변에 기름이 섞여 나오는 불편한 경험 때문에 사업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2007년부터 비만치료제에 관대하기 시작했다. 비만 치료 수술이 비만을 줄일 뿐 아니라 사망도 줄인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다. 미국의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비만 퇴치 캠페인에 동참한 것도 다이어트약에 대한 시각을 바꾸게 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비만치료제에 대한 안정성을 입증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라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비버스의 경우 미국 보건당국과 비만치료제 사용자에 대한 모니터링에 동의해야 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비만약 판매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유럽의 규제당국도 새 비만치료제에 대해 승인하지 않는 등 여전히 회의적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시젼 리소스의 도니 웡 사장은 향후 수년간 비만율이 올라가면서 다이어트약 수요도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50대가 20대의 이상적인 몸매를 원하는 등 기대치가 너무 높은 만큼 급격히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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