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니드 '롱퍼터의 원조는 나야~'

'크로케 스타일'에서 출발, 찰리 오웬스가 지금 모양 완성

롱퍼터를 사용한 샘 스니드와 키건 브래들리, 폴 에이징어. 사진=골프닷컴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시즌은 끝났지만 '롱퍼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실력보다 장비에 의존한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톰 왓슨(미국)은 "롱퍼터를 쓰는 건 골프도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키건 브래들리와 웹 심슨(이상 미국), 애덤 스콧(호주) 등 롱퍼터를 애용하는 선수들은 당연히 "규제하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렇다면 롱퍼터는 과연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미국 골프닷컴이 역사를 모았다. 샘 스니드(미국)의 '크로케 스타일'이 바로 원조다. 우즈도 아직 깨지 못한 통산 82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한 '골프전설'이다. 1966년 퍼팅 입스가 찾아오자 과감하게 퍼터를 교체했고, 곧바로 PGA챔피언십 6위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왼손은 그립을, 오른손은 샤프트를 잡는 독특한 그립법도 화제가 됐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그러나 1968년부터 이를 위법으로 간주했다. 최근 그립이 위, 아래 2개 달린 퍼터가 다시 생산됐고, 이번에는 USGA승인도 받았다. 1983년 흑인 골퍼의 선구자 찰리 오웬스(미국) 역시 퍼팅 입스를 극복하기 위해 샤프트 두 개를 연결하고 헤드는 작은 접시 모양으로 만든 새로운 스타일의 퍼터를 직접 개발했다. 샤프트 끝이 가슴까지 닿는 지금의 롱퍼터 모양이다. 1986년 시니어투어에서 우승하는 등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오웬스 조차 몇 년 뒤 "모양이 이상해 인기를 얻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했다. 오빌 무디(미국)는 1988년부터 롱퍼터로 바꾸며 시니어투어 퍼팅 부문 선두에 오를 정도로 퍼팅실력이 일취월장해 1989년 US시니어오픈에서 우승했고, 로코 미디에이트(미국)는 1991년 롱퍼터를 앞세워 커티스 스트레인지와의 연장혈투 끝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일궈냈다. 2000년대로 넘어와서는 폴 에이징어(미국)가 배꼽에 닿는 벨리퍼터로 하와이언오픈에서 7타 차 완승을 거둔 뒤 "이건 마술"이라고 극찬을 곁들였다. 2003년 비제이 싱(피지)도 벨리퍼터로 시즌 4승을 수확했고, 2009년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는 변형된 벨리퍼터로 마스터스까지 제패했다. 일반 퍼터처럼 그립을 잡으며 배꼽에는 닿지 않을 정도의 길이였다.지난해 드디어 브래들리가 등장했다. 벨리퍼터로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최초의 메이저 챔프에 등극했다. 피터 코스티스 CBS 골프전문가 당시 방송을 통해 "퍼팅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예견했고 실제 그렇게 됐다. 같은 해 플레이오프 페덱스컵 최종전에서 빌 하스(미국)는 벨리퍼터로 '1144만 달러의 잭팟'을 터뜨렸고, 올해는 심슨까지 가세해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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