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 폰·현대 車의 두 얼굴

어제 삼성전자와 관련된 뉴스들이 잇따라 지면을 장식했다. 3ㆍ4분기에 스마트폰 5500만대를 팔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굳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경쟁사 애플 판매량의 두 배를 넘는다. 태블릿PC 갤럭시 노트 10.1은 애플 아이패드를 제치고 영국왕실 소장품에 선정돼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 행사자료 등을 담게 됐다. 세계적 브랜드답게 나라 밖에선 글로벌 경기침체를 뚫고 맹활약했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 전해진 소식에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 없다. 소비자시민모임 조사 결과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의 국내 판매가격이 외국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에서 73만원에 팔리는 갤럭시S3가 서울에선 99만원이다. 조사대상 세계 18개 도시 가운데 두 번째로 비싸다. 갤럭시 노트도 18개 도시 중 네 번째로 비싸다. 수출보다 운송비가 덜 드는 국내 판매가격이 왜 비싼가. 삼성은 제품 사양이 다르기 때문이라지만, 국내 소비자 입에서 봉으로 여기느냐는 푸념이 나올 만하다.  국내 소비자를 가벼이 보기는 현대ㆍ기아차도 마찬가지다. 연비과장 표시 문제가 드러나자 미국 소비자에게는 사과와 함께 즉각적인 보상 방안을 꺼내든 반면 국내 소비자에게는 여태 아무런 해명이 없다. 그렇지 않아도 현대ㆍ기아차에 대해선 내수 차량이 수출 차량보다 안전ㆍ편의 사양이 떨어지는데도 값이 더 비싸다거나 무상보증 수리요건도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시장점유율로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삼성 폰'으로 통화하고 '현대ㆍ기아 차'로 움직인다. 두 회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국산품 애용을 미덕으로 여겨온 착한 국내 소비자의 기여가 적지 않았다. 신제품을 개발해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 테스트를 거친 뒤 세계시장으로 진출해 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으로 거두는 사상 최대 이익을 국내 소비자와 협력사에도 일정 부분 돌려주어야 한다. 외국보다 비싼 국내 판매가격을 낮춰야 할 것이다. 현대ㆍ기아차도 연비나 무상보증 수리 요건, 안전ㆍ편의 사양 등에서 국내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을 해소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권에서 이는 경제민주화 바람도 수그러들고 상생경영과 동반성장이 가능하다. 국민은 글로벌 무대에서 잘 나가는 기업들을 코리아 대표 브랜드로 자랑스럽게 여기고 싶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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