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이 박힌 드레스를 착용한 마릴린 먼로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주얼리가 예술로‥스와로브스키展, 내년 2월까지[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1953년)에서 마릴린 먼로가 착용한 귀걸이와 목걸이, 월드투어 콘서트를 벌였던 마돈나와 라스베가스의 전설적인 쇼걸들의 썼던 헤드드레스(Headdress). 이를 장식한 것은 다름 아닌 '크리스털(수정)'이었다. 이런 크리스털이 보석을 넘어 패션, 조명, 건축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 스며든 지는 이미 100년의 시간이 넘었다. 일상 속 주얼리가 아닌 예술적 창작물로서 크리스털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려 화제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스와로브스키, 그 빛나는 환상'展으로, 117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크리스털 제조회사 스와로브스키의 스토리와 예술적 시도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의 스와로브스키 전시는 처음으로, 국내 젊은 작가들과의 협업도 엿보인다.
토드 분체의 아이스브랜치
4층으로 구성된 전시관에는 스와로브스키의 역사와 함께 네델란드의 유명한 산업 디자이너 토드 분체가 크리스털로 만든 조각작품을 볼 수 있다. '아이스 브랜치스'(Ice branches)라는 작품으로, 2005년 스와로브스키 패션록이벤트(Fashion Rocks event)에서 선보여졌던 작품이다. 분체는 나뭇가지에 투명한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를 결합해 얼음조각 같은 아름다운 샹들리에를 만들었다. 스와로브스키와 국내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에는 정소영, 롤스파이크, JOH가 참여한다. 정소영은 크리스털을 소금꽃에 비유한 작품을 설치해 마치 바다에서 끌어올린 난파선이 수면 위로 떠오른 듯한 이색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미디어아트 그룹인 롤스파이크는 물과 스모그를 이용한 설치 스크린, 빛과 음악을 통해 크리스털이 자연과 일상으로 다양하게 재해석 되는 순간을 설치작품으로 구성했다. JOH는 크리스털이 가진 빛의 향연을 건축작품인 파빌리온을 통해 표현했다. 조앤 능 스와로브스키 글로벌마케팅 사장은 "최근 '강남스타일'처럼 한국의 음악과 문화는 세계적인 트렌드의 장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한국 아티스트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이 참 인상깊었고, 스와로브스키 브랜드의 역사와 모던함, 창의성을 한국의 관람객들에게도 충분히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스와로브스키는 세계 유수의 아티스트,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작업을 진행해왔다. 전설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가 "의상은 샤넬, 주얼리는 스와로브스키로 패션을 완성했다"는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시공을 초월해 시대의 트렌드를 이끌어온 셀러브리티들이 스와로브스키의 아이템들을 착용했다.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로 만들어진 의상들. 패션쇼 테마로 구성돼 있다.
1895년 다니엘 스와로브스키는 그의 처남 프란츠 바이스와 함께 크리스털 커팅과 광택을 위한 기계를 발명했다. 유리커팅 기술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북부 보헤미아 지역 토박이인 스와로브스키는 크리스털을 손수 깎아 주얼리와 액세서리를 생산했던 아버지 밑에서 훈련 받았다. 그가 발명한 크리스털 '샤통'(납유리로 만든 굴절률이 높은 모조 보석)은 기존 어떤 크리스털보다 빛나고 섬세하게 가공돼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또 이러한 변신은 손자 맨프레드 스와로브스키로 이어져 크리스털이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데 성공한다. 이어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은 다이아몬드와 유사한 광채와 반짝임을 가지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 1960년대 이후 스와로브스키의 아이템들은 보석, 조명, 조각에서 기념품, 의상으로까지 사랑받게 됐다. 19세기 오뜨꾸튀르 아이콘인 코코샤넬, 크리스찬 디올과 조르지오 아르마니, 비비안 웨스트우드, 베라 왕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왔다. 권정민 대림미술관 수석큐레이터는 "크리스털의 예술적 시도와 그 역사를 중점으로 관람해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전시는 내년 2월 17일까지. 문의 02-720-0667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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