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위스키를 신분의 상징으로 여겨 최근 소비 급증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러시아의 소득증가로 수입 위스키 소비가 늘면서 미국의 빔을 비롯한 외국 업체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술소비 억제책을 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규제 정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한마디로 위스키 업체는 푸틴의 메모를 받지 못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미국의 대표적인 버번 위스키 ‘짐빔’ 제조업체 빔은 러시아의 위스키 소비에 맞춰 러시아내 유통망을 확대하는 등 판매를 늘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의 소득 증가로 보드카 소비가 4.9% 감소하는 등 증류주 소비가 4.6% 감소한 가운데서도 위스키소비는 48%나 증가하는 등 러시아의 수입 위스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증류주를 좋아하는 러시아인들은 위스키를 취하기 위해서 마실 뿐 아니라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어 위스키 소비는 급증추세다.러시아의 베스트셀러 보드카인 그린마크는 반 리터짜리가 181루블(약 6달러)지만 짐빔 0.7리터짜리는 1660루블(53달러), 잭대니얼스는 2470루블(79달러)지만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모스크바 중심가의 고급 식당가인 글로버스 구어메이(Globus Gourmet)에는 마치 다이아몬드 매장처럼 보이는 고급 주류부띠크도 등장해 버븐과 꼬냑,스카치 위스키를 진열해 놓고 러시아 애주가를 유혹하고 있다. 이미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있는 굼백화점내 ‘가스트로놈 넘버 원’의 증류주 판매점은 수입산 위스키가 장악했다. 한병에 22만6630루블(미화 약 7300달러)인 꾸브르와제 꼬냑을 비롯한 위스키가 진열대를 모두 차지해 보드카는 구석으로 밀려났다.이처럼 위스키 소비가 늘어나자 위스키 업체들은 유통망 확대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단일 브랜드로 독립한 이후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시장 진출에 주력해온 빔은 디아지오와 페르노리카가 장악하고 있던 러시아 시장에도 뛰어들어 28개 도시의 판매허브를 통해 유통망을 강화하고 최근에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러시아내 빔의 유통 파트너 회사는 “우리는 러시아 사람들이 돈을 들고 갈 프리미엄 아웃렛을 주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빔의 목표는 매출신장의 25%를 신흥시장에서 가져오고 특히 러시아내 매출은 3년안에 두배로 늘리는 것이다.그러나 러시아 정부의 규제가 걸림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는 냉전 종식이후 가장 강력한 음주단속을 하고 있어 빔을 비롯한 위스키업체들의 시장 확대 전략이 꼬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과도한 음주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심야 술 판매 금지, TV와 라디오 광고 금지, 세금인상 등 술소비에 철퇴를 가하고 있다.러시아정부는 이같은 규제정책을 통해 지난 2년 동안 1인당 알콜소비량을 18리터에서 15리터로 낮췄으며 2020년까 8리터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특히 러시아정부는 내년 말까지 알콜소비세를 30% 징수할 계획인데 2010년 맥주세 200% 인상에 이어 술소비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입업체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일부 업계 관계자는 “크레믈린을 노하지 않게 하려면 좀 천천히 가야만 한다”며 시장확대 전략의 속도조절을 할 것을 권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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