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올해 겨울에는 역대 최악의 전력난을 겪을 전망이다. 가뜩이나 전력 수급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원자력발전소 '미검증 부품'이란 초유의 사태로 원전 2기의 공장 불이 꺼졌다.영광 5ㆍ6호기에 설치돼 있는 가짜 부품 5000여개 이상을 올 연말까지 교체하지 못하면 한파가 몰아닥칠 내년 1~2월 전국의 예비전력은 피크 시간에 30만kW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전국적으로 순환 정전이 불가피하다.◆전국 멈춘 원전 7기..정부 대책은=6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적으로 가동을 멈춘 원전은 총 7기다. 겨울철에 대비한 계획 예방 정비 중이거나 고장으로 인해 발전을 중단한 것으로, 발전 용량 100만kW급(영광3ㆍ5ㆍ6호기, 울진4ㆍ6호기) 원전 5기에다 고리3호기(95만kW)와 월성1호기(68만kW)를 합쳐 최대 663만kW의 전력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는 올해 정부가 정해 놓은 예비전력 안정권(400만kW대)을 충족하고도 남는 양이다.전력 사정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정부는 당초 예상보다 이른 이달 중순부터 초고강도의 동계 전력 수급 대책을 가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 겨울에도 당장 기댈 곳은 산업계뿐이다. 업체별로 절전 목표치를 강제 할당하고 추가로 상시 수요 관리에 참여할 것을 독려할 방침이다.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산업체에 강제로 절전 목표를 부여하고 공공기관에서는 비상발전기를 총 동원하는 등 공급 능력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며 "영광 5ㆍ6호기의 재가동이 지연되면 내년 1~2월 예비전력은 당초 230만kW에서 30만kW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산업체 수요 관리를 통해 110만kW 정도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홍 장관은 이어 "비상 매뉴얼대로 하면 블랙아웃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화력이나 원전이 예상 밖으로 또 정지하면 예비전력이 200만kW로 줄 수도 있고 더 떨어지면 (전압을 낮추는) 탭조정을 실시하고 100만kW 아래로 내려가면 순환 단전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수요 관리 반강제..산업계 반응은=정부는 정치권의 거센 질타에도 전력 수요 관리를 위한 '금고'는 두둑하게 채울 계획이다. 지경부와 전력기반조성사업센터는 지난 2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내년도 '전력 산업 기반 기금' 조성액 2조5694억원을 담은 기금 운용 계획안을 상정했다. 이중 수요 관리 기금(전력 부하 관리 사업)으로는 2500억원을 책정한 상태다. 올해(666억원) 대비 4배 가까이 증액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지경부 고위 관료는 "연일 계속되는 초유의 전력난으로 올해에도 당초 예상했던 수요 관리 기금을 초과해 지출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올 겨울은 상황이 더 나빠 기금 한도를 높여야만 한다"고 말했다.당장 수시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수요 관리에 동참해야 하는 산업계는 전력난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과도한 수요 관리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사실 정부가 주는 인센티브보다는 공장을 세우지 않고 가동하는 것이 회사에는 이득"이라고 전했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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