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2010년과 올해 일본 최고 부자로 선정한 인물이 패스트 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회장(63ㆍ사진)이다. 지난해 일본 부자 순위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올해 야나이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100억달러(약 11조1430억원)가 넘는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로 집계됐다. 야나이는 지난해 지진 희생자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10억엔(약 143억원)이나 기부하기도 했다.패스트 리테일링은 기업명보다 '유니클로'라는 브랜드로 더 유명한 일본 최대 의류 소매업체다.
야나이의 목표는 패스트 리테일링의 매출을 오는 2020년까지 500억달러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는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4개에 불과한 미국 내 유니클로 매장을 10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유니클로 1163개 매장 대부분은 일본에 집중돼 있다. 유니클로의 매출 규모는 106억달러다.야나이는 지난 5일 아침(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서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과 나란히 미국 내 다섯 번째 유니클로 매장 오픈 행사를 가졌다. 샌프란시스코 시내 버스는 유니클로 광고로 도배되고 지역지 선데이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유니클로 광고지와 함께 가판에 깔렸다.야나이는 2009년 월스트리트저널과 가진 회견에서 5년 내 아시아 최고, 2020년까지 세계 1위 패션 소매업체로 성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 1위는 이미 달성했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현재 자라 브랜드를 소유한 스페인의 인디텍스, 스웨덴의 헤리스앤모리츠(H&M), 미국 갭에 이어 세계 4위 의류업체로 올라섰다. 세계 1위라는 목표만 남은 셈이다.야나이의 부모는 일본 남서부 야마구치현(山口縣)의 조그만 도시에서 옷 가게를 운영했다. 와세다(早稻田) 대학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야나이는 1970년대 히로시마(廣島)에 유니클로라는 브랜드로 첫 가게를 열었다.이후 패스트 리테일링은 갭ㆍ자라의 사업 모델을 채택해 급성장했다. 이윽고 1997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하고 2001년 영국에 첫 해외 매장을 오픈했다.야나이는 지난 7일 현재 패스트 리테일링 지분 21.67%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지분 가치는 115억달러에 이른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패스트 리테일링의 주가는 30% 가까이 올랐다. 지난 4월 2일에는 사상 최고가인 1만9150엔을 기록하기도 했다.유니클로 의류의 70%가 생산되는 중국에서는 최근 작은 소동이 있었다. 중국인들의 반일 시위로 중국 내 164개 매장 가운데 7개가 영업을 임시 중단한 것이다. 야나이는 "중국 내 업체들과 협략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유니클로 매장을 1000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야나이는 직원들에게 업무 중 영어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패스트 리테일링의 세계화를 위해서다. 야나이 자신은 통역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회견이 가능할 정도로 영어가 유창하다. 그는 65세까지 경영 일선에서 일하다 은퇴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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