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떠나는 애플 대신 퀄컴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의 핵심 칩셋인 A6 위탁생산처를 삼성전자에서 대만 TSMC로 옮기며 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려는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퀄컴, 엔비디아, ST마이크로 등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며 애플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퀄컴은 기존에 대만 TSMC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해왔지만 수율 문제로 올해 삼성전자와 거래를 맺었고 최근 물량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파운드리 고객인 애플과의 소송 이후 애플의 물량 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에 퀄컴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지 주목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기흥 14라인에서 28나노 공정으로 생산 중인 퀄컴의 최신 AP, 스냅드래곤 S4 시리즈를 현재 월 5000장에서 연말 1만장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퀄컴 측 요청에 따른 것으로 퀄컴은 주력 파운드리 협력사인 대만 TSMC의 28나노 공정 수율 문제로 최신 AP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왔다. 이로 인해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스냅드래곤'의 공급이 늦어져 곤혹을 치렀다. 이후 지난 6월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이 직접 한국을 찾아와 대안으로 삼성전자와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세계 AP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하는 1위업체인 만큼 협력 확대가 삼성전자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대안으로 선택한 TSMC는 연초에도 기술적인 문제로 주요 고객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AP칩인 테그라4의 파운드리 협력을 삼성전자에 넘겨준 바 있다. 엔비디아는 세계 3위권의 AP업체로 TSMC의 오랜 고객이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의 고객을 다양화하면서 애플과의 거래 감소로 인한 실적부진 우려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TSMC의 공정기술은 삼성전자에 비해 1~2년의 격차가 있기 때문에 애플 역시 다시 삼성전자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애플이 잠시 떠난다 해도 퀄컴, 엔비디아 등의 대형 고객사를 확보할 경우 애플로 인한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고 차별화된 미세공정 기술 개발을 통해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한 고객사 계약 관계는 밝힐 수 없지만 차별화된 미세공정 기술을 통해 대형 고객사들과의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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