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담배에 대한 '충격 보고서' 발견 그 후'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국산 담배에 암모니아가 들어 있다는 사실이 다국적 담배회사 내부 문건에서 발견됐다. KT&G는 암모니아를 첨가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KT&G가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 경쟁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상호협력'을 꾀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17일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산업연구' 최신호에 실린 '담배소송과 다국적 담배회사 내부문건 속 국산담배 성분분석(이성규ㆍ김재형ㆍ김일순)'은 담배 첨가물과 니코틴 조작 유무를 확인해 담배회사의 주장에 대응할 증거를 제공하려는 목적에서 쓰여졌다.자료에는 충격적인 내용들이 많이 포함됐다. 다국적 담배회사들이 시장안착을 위해 한국 담배의 성분을 분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담배회사 B&W의 'Korea Technical Review(2000)'에는 당시 인기를 끌던 88라이트ㆍ에세 슈퍼슬림ㆍ심플슬림ㆍ시나브로ㆍ디스플러스 등의 성분분석, 설탕ㆍ담배종이에 관한 정보, 연기 성분정보, 디자인 정보들이 기록돼있다. 이에 따르면 시나브로 킹사이즈 박스와 디스플러스 킹사이즈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에서 암모니아가 0.03∼0.11%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모든 제품에 당(설탕)이 포함돼 있고 코코아 역시 0.13∼0;23% 있었다. 암모니아는 니코틴의 흡수율과 중독성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KT&G는 2011년 2심판결이 난 집단소송에서 "암모니아 등 첨가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설탕과 코코아 첨가는 인정했지만 "단순히 맛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라고 했다. 코코아는 기관지를 확장시켜 더 많은 니코틴이 흡수될 수 있게 하고 설탕ㆍ감초 등은 흡입횟수를 늘리는 기능을 한다.KT&G가 '순한담배'로 홍보해온 '라이트' 제품이 실제로는 일반 담배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타르량이 더 많다는 분석도 있다. BAT 문서에 따르면 88라이트와 일반88 담배의 개피당 타르ㆍ니코틴 차이는 1.6mg, 0.24mg에 불과했다. 88과 솔골드라이트의 비교에서는 오히려 라이트 제품의 타르가 많았다.1999년 국내 첫 담배소송이 제기되자, 소송 경험이 전무한 KT&G가 경쟁사에 협조를 구한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한국인삼연초연구소 측은 이를 '골칫거리(a big headache)'라고 표현하며 필립모리스에 도움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필립모리스는 "적절한 사람을 찾겠다"고 응했다.저자들은 "담뱃잎 자체에 미량의 암모니아가 검출될 수 있어 니코틴 조작의 직접적 증거가 될 순 없다"면서도 "(니코틴 조작) 가능성이 있는 만큼 법원은 객관적인 성분 검증절차를 거쳐 공정한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2년 4월까지 국내에서는 총 4건의 담배 소송이 제기됐고 이 중 1건은 원고 패소, 3건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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