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휴대전화 구매 주기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짧다. 특히 잦은 교체로 중고 휴대전화가 늘고 있지만 재활용 비율은 채 10%도 안된다. 자원낭비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조해진 의원(새누리당)이 어제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 3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2010년에 팔린 휴대전화는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는 2586만개다. 지난해에도 2673만개가 팔렸다. 올해도 7월 현재 1245만개로 연말이면 2500만개를 웃돌 전망이다. 가입자가 포화상태임을 감안할 때 국민 1인당 평균 2년에 한 번꼴로 휴대전화를 바꾸는 셈이다. 실제 한국의 휴대전화 교체 주기(2011년 기준)는 26.9개월로 일본(46.3개월), 핀란드(74.5개월), 브라질(80.8개월) 등에 비해 훨씬 짧다. 과소비 행태에 더해 재활용률이 거의 바닥 수준이라는 점도 큰 문제다. 한 해 쏟아지는 중고 휴대전화는 2000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단일품목으로는 최대 규모다. 하지만 알뜰폰 등으로 다시 쓰거나 수출, 파쇄 후 금속 물질을 추출하는 등 재활용률은 2010년 11.6%, 2011년 5.8%로 평균 8.7%에 지나지 않는다. 올 들어 7월 말 기준 13.7%로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다. 휴대전화 1대에서 평균 금 0.034g, 은 0.2g, 구리 10.5g 등의 금속을 추출할 수 있다고 한다. 금광석 1t에서 금 4g을 추출할 수 있지만 휴대전화 1t에서는 금 400g과 은 3㎏ 등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폐휴대전화가 금광보다 더 큰 노다지인 셈이다. 2000만개에 이르는 중고 휴대전화가 장롱에서 잠자거나 일반 쓰레기에 섞여 버려지는 건 심각한 자원 낭비가 아닐 수 없다. 폐휴대전화의 합리적 재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할 때가 됐다. 휴대전화를 더 오래 쓰고 재활용에 적극 참여하는 국민 의식이 우선 중요하다. 하지만 환경부가 2005년부터 벌이고 있는 무상 기부에 기댄 연중 한시적 수거 캠페인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보상을 통한 상시 수거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알뜰폰 등 재사용 시장의 활성화도 긴요하다. 또 현재 16%인 이통사들의 의무 수거 비율을 더 높여 수거 및 재활용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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