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10구역 실태조사 설명회 가보니.. 개발이익 미련 많아
▲지난 10일 오후 7시 신당1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신당10구역 실태조사 사전 주민설명회'에는 약 200여개의 의자에 사람들이 꽉들어찼다. 늦게 온 사람들은 서서 볼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리어카 한 대도 못 지나가는 골목 끝에 산다. 너무 위험해서 밤에는 지나다니기가 무섭다. 이렇게 방치하느니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개발에 나서야 한다."(신당10구역 거주민)"용적률 300%로 개발하면 주민들뿐만 아니라 서울시도 손해다. 신당10구역을 이 기회에 해제하고 고밀복합개발로 가야한다."(신당10구역 내 주택 소유자)10일 오후 7시 신당1동 주민센터 지하에서 열린 신당10구역 실태조사 사전 주민설명회장. 이 자리에 참석한 주민들의 신당10구역 해제에 대한 찬반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보상비, 사업성, 이전 조합의 문서위조 등으로 현재 추진위조차 없는 신당10구역은 여전히 재개발 사업 추진에 대한 방법, 시기 등으로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었다.서울시 중구 신당동 236번지 일대에 위치한 신당10재개발구역의 면적은 약4만3000㎡다.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역과 지하철2·6호선 신당역 사이에 있다. 용역업체 보고에 따르면 구역 내 건축물 84.51%가 20년 이상 지난 건축물이다. 신당10구역은 조합설립 후 관리처분 단계까지 갔었지만 비대위와 소송에서 지면서 조합은 해산됐다. 이날 주민설명회에는 안재혁 서울 중구청 도시관리국장, 배연윤 중구청 재개발팀장, 용역업체 관계자, 서울시에서 위촉한 실태조사관 2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지역 거주민처럼 보이는 편한 옷차림부터 말끔하게 차려입은 사람들까지 다양했다.주민설명회는 약 30분의 신당10구역 현황 보고, 실태조사 방안 등의 설명이 끝나고 40분가량의 질문·답변으로 이어졌다. 설명회를 시작하고 10분이 지나자 약 200여석의 의자들이 꽉 들어찼다. 늦게 온 사람들은 뒤에 서서 설명회를 들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실태조사에 대한 설명은 비교적 상세하게 이뤄졌다. 배 팀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뉴타운·재개발의 사업성 악화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곳이 많다"면서 "이에 실태조사를 통해 예상 추가분담금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지구지정 해체 여부를 결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이 해제를 원치 않으면 재개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시와 구청은 '신당10구역'에 대해 오는 11월 예상 추가분담금을 산출, 주민들에게 통보하고 12월 조사 결과 주민설명회를 거친 후 지구 해제에 대한 찬반을 물을 예정이다.오후 7시30분. 실태조사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었다. 주민들의 질문은 실태조사 방법부터 매몰비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오랜 시간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참석자들의 질문은 수준급이었다.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추가분담금과 직결되는 용적률이었다. 김모씨는 "임대주택을 더 많이 짓고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용적률을 높여 개발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용적률 300% 적용해서는 다 손해본다"고 주장했다.반면 신모씨는 "용적률, 개발방식 논란 때문에 허송세월을 보냈다"면서 "지금 시작해도 3~4년은 걸릴텐데 더는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성급한 실태조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모(50대·여)씨는 "신당10구역은 서울에서 손꼽히는 입지"라면서 "이를 반영해 감정평가를 해야 하는 데 이렇게 빠르게 실태조사를 진행하면 결국 과거에 만들어 놓은 감정평가서를 기초로 할 수밖에 없어서 손해 볼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이에 배 팀장은 "이 지구는 과거 사업승인 인가까지 받았기 때문에 자료가 충분하다"면서 "실태조사 자체가 법적인 근거 없이 처음 시작하면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서울시에서 파견한 실태조사관들은 설명회에 참석하면서도 관련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탓인지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뉴타운·재개발 추진 조합이 사용한 매몰비용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여성 질문자는 "과거 법원에서 패소한 추진위는 허위문서로 조합을 설립해 비용을 썼다"면서 "우리에게 그 비용에 대한 책임이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배 팀장은 "법적으로는 없다"고 답했다.설명회가 끝나자 주민들은 주민센터 밖에서 삼삼오오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이모(62·여)씨는 "이 곳은 입지가 좋은 데다 실소유주가 거주하는 비율이 적어 이번에 신당10구역이 해제된다 해도 개발사업에 대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은 주민들의 의견이 충돌하며 여전히 불투명해 보였다.이민찬 기자 leem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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