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부산=한여울기자
사진. 부산=이진혁
편집. 김희주기자
[위험한 관계]의 배우 장백지, 장동건, 장쯔이. (왼쪽부터)
<div class="blockquote">장동건과 장쯔이, 장백지. 그리고 허진호 감독.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의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공개된 영화 <위험한 관계>는 배우와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주목을 끈다. 거의 모든 대사가 중국어이며 촬영 또한 중국에서 진행된 <위험한 관계>는 쇼데를르 드 라클로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1930년대 상해를 배경으로 옴므파탈 세이판(장동건)과 최고 권력가 모지에위(장백지)가 정숙한 여인 뚜펀위(장쯔이)를 두고 벌이는 게임은 질투와 소유욕으로 점철된 사랑의 파괴력을 묵직하게 보여준다. 부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허진호 감독, 배우 장동건과 장쯔지, 장백지는 이 영화가 전하는 사랑의 쓸쓸함에 대해 이야기했다.허진호 감독
장동건
세이판은 바람둥이이지만 끝까지 방황하는 쓸쓸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캐릭터의 어떤 점에 끌려 선택했나.장동건: 대중이 나에게 기대하지 않는 것 중 내가 갖고 있는 것, 보여주지 못한 걸 전하고 싶었다. 기존에 내가 해왔던 연기나 이미지에 스스로 싫증이 나고 있던 때이기도 했고. 그렇게 옴므파탈 연기를 하고 싶었던 차에 이 작품을 만나게 됐다. 촬영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이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게 뿌듯하다. 장쯔이와 장백지는 각각 뚜펀위와 모지에위라는 색깔이 강한 캐릭터를 맡았는데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있나.장쯔이: 원작 소설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누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어떤 배우가 연기하느냐, 어떤 감독이 연출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를 거라 생각했다. <위험한 관계>는 배우에게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작품인 셈이다. 뚜펀위란 캐릭터는 복잡하고 힘든 인물이지만 그만큼 배우로서 행복하기도 했다. 장백지: 당시 사회에서 어느 정도 힘을 갖고 있는 모지에위란 여성이 진정한 사랑을 찾고 그것을 지켜나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좋았다. 사실 모지에위는 나와 많이 닮아서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점이 많았다. 모지에위와 뚜펀위 모두 사랑을 두려워하는 인물인데 장쯔이와 장백지는 실제로 어떤지 궁금하다.장백지: 여러 사랑을 했지만 진정한 하나의 사랑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장쯔이: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으면 당연히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사랑에 확신이 든다면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H3>허진호 감독 “기존의 스타일보다 좀 더 강하게 감정을 표출했다”</H3>장쯔이
장백지
장동건과 장백지는 과거 <무극>에서 함께 작업하고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번에 새롭게 느낀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장동건: 20년 가까이 연기를 하면서 한 여배우와 두 작품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장백지와 남다른 인연인 것 같다. 같은 장 씨이기도 하고. (웃음) <무극> 촬영할 때만 해도 소녀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굉장히 성숙해지고 처연해져서 웬만한 일엔 끄떡도 안 할 것 같은 여유를 느꼈다. 그게 좋은 연기로도 나왔고. 장백지: 오랜만에 만났는데 하나도 변한 게 없더라. 다만 한 가지 달라진 건 나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됐고 장동건도 한 아이의 아빠가 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성숙한 남자의 눈빛을 느꼈고 그게 매력적이었다. 모지에위와 세이판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매 장면 다른 감정을 갖고 대하기 때문에 까다로운 작업이 될 수도 있었는데 리허설 할 때부터 다양한 감정이 담긴 눈빛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위험한 관계>가 중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곧 개봉하는데 배우로서 각자에게는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장쯔이: 배우가 관객을 감동시키려면 배우부터 스스로 감동해야 하고 관객을 아프게 하려면 배우부터 아파야 하는데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많이 아팠다. 하지만 그만큼 또 행복했고. 앞으로 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다른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또 연기해보고 싶고 그 땐 모지에위 역할을 맡고 싶다.장백지: <위험한 관계>는 사랑을 배울 수 있는 교과서인 것 같다. 여러 번 이 작품을 보신다면 그 이유를 아실 텐데 이 작품 안엔 어떤 게 진정한 사랑인지,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게 뭔지에 대한 답이 들어있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점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장동건: BIFF는 <해안선>,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개막작으로 소개됐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특별하게 생각하는데 이번 작품도 공식상영 되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배우들과 색다른 연기를 한 것 같아 뿌듯하다.<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부산=한여울 기자 sixteen@10 아시아 사진. 부산=이진혁 eleven@10 아시아 편집. 김희주 기자 fifte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