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최근 10년간 중국 정가의 최대 스캔들로 꼽히는 보시라이 전 충칭 당서기 사태가 일단락됐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지난 28일 보시라이를 정치국에서 퇴출하고,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처벌 수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이 권력교체기를 앞두고 중국내 권력싸움을 고스란히 보였줬다는 평가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SCMP)는 29일 보시라이 퇴출은 중국내 계파간 권력 투쟁의 결과라면서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국 지도부의 무능을 보였줬다고 평가했다. 보시라이 처리 방향을 놓고 치열한 권력 싸움이 벌어지면서 정치공작과 폭로, 인신공격이 난무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차기 지도부 구성과 맞물리면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기가 더욱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번 권력 투쟁의 승자는 누구일까? ‘퇴출’이라는 강력한 처벌이 내려진 만큼 표면적으로는 보시라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해온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 보시라이는 중국 공산당 원로그룹의 후손들인 태자당 출신으로, 태자당의 비호를 받았다. 장쩌민 전 주석을 중심으로 한 상하이방 역시 후 주석을 견제하기 위해 태자당 출신인 시진핑 부주석을 차기 권력을 밀어왔다. 즉, 사건의 결과만 놓고 보면 태자당과 후 주석간 권력 싸움에서 후 주석이 완승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다음달 중순으로 알려진 당대회가 11월8일로 연기된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앞서 장쩌민 전 주석은 시진핑 부주석에게 권력을 이양하기 위한 당대회를 촉구했지만, 후 주석은 이를 연기해왔다. 장 전 주석은 10년전 후 주석에게 권력을 넘겨준 인물이다. 이와 관련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후 주석이 오는 11월8일 열리는 당대회에서 시진핑 부주석에게 당초서기직과 국가주석직을 넘기더라도 군 통수권은 수년간 더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후 주석이 퇴임 이후에도 막후에서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 정치국 상무위에 측근을 많이 진입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관측도 덧붙였다.FT는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보시라이의 직권 남용과 부적절한 여성 편력, 뇌물, 인사 위반 등 혐의가 지적된 만큼 법원에서 최대 사형선고까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선 태자당과 상하이방이 보시라이에 대한 엄 강력 처벌을 합의해 준 대신 차기 지도부의 핵심 자리를 보장받았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차기 국가 주석으로 꼽히는 시진핑 부주석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감춘 최근 2주간 행적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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