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포럼]빅데이터 입문한 축산, 인력 양성 서둘러야

임다정 국립축산과학원 농학박사

지난해 4월 15일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세너제이법원에 제소하면서 시작된 스마트폰을 둘러싼 두 회사의 특허분쟁은 현재 9개국, 50여건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이번 분쟁은 발생국가, 배상액 규모, 일반인들의 높은 관심으로 '특허전쟁'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지재권분쟁은 특정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최근 5년간 우리기업의 특허분쟁 상대기업들 국적은 미국, 일본, 독일 순이다. 이 중 미국기업과의 분쟁이 63.9%를 차지하고 있어 아직은 미국이 분쟁의 주된 나라다. 특히 주의해서 살펴볼 건 중국의 부상이다. 지난해는 중국의 특허출원건수가 약 53만건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떠올랐다. 중국의 무역 및 산업구조가 우리와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기업의 지재권분쟁의 주 대상은 중국이 될 가능성이 많다.  지재권분쟁이 일어나는 분야도 넓어지고 있다. 지금은 정보통신분야가 전체 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섬유(코오롱-듀폰), 철강(포스코-신일본제철)분야의 분쟁사례도 있다. 앞으로도 의약품 허가ㆍ특허연계제도 도입,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지재권 분쟁은 제약분야를 포함한 다른 여러 기술 분야로 확대돼갈 것이다. 분쟁대상이 되는 지재권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삼성-애플간의 분쟁에서만 보더라도 기술적인 특허는 물론 디자인특허도 포함됐고 우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트레이드 드레스'도 문제가 됐다. 코오롱과 듀폰의 분쟁에서 볼 수 있듯 영업비밀도 분쟁대상이다.  분쟁주체도 달라졌다. 공격적으로 소송을 내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s, Non-Practicing Entities)가 느는 추세다. NPEs는 특허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만들지 않는 대신 이 특허들을 사고팔거나 라이센스계약을 통한 로열티 등으로 수입을 올리는 기업들을 말한다. 최근 애플이 자회사로 NPEs인 록스타비스코를 세웠고, 노키아ㆍ엘피다 등 몰락한 정보통신(IT)기업들도 로열티수입을 목적으로 한 새 수입창출모델로서 NPEs를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하니 이들에 의한 지재권분쟁은 더 늘 전망이다. 지재권분쟁이 대기업에 한정돼 있지도 않다. 알려진 분쟁들은 대부분 대기업이지만 중소기업이라고 지재권분쟁의 예외가 될 수 없다.  우리기업의 국제지재권분쟁 경험비율이 1.8%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의 수출 중소기업 중 1460여개가 잠재적 분쟁대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평균 300만 달러에 이르는 미국에서의 특허소송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문제는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또 주목해야할 것은 이런 지재권분쟁의 증가가 단순히 기업 간의 문제만은 아니란 점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후 자유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관세, 수입할당제 등 전통적인 무역장벽을 통한 규제는 어렵게 됐다.  대신 명백한 수입규제수단은 아니지만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회색지대조치(grey area measure)로서 지재권이 이용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미국의 예만 봐도 1998년 이후 특허침해를 근거로 한 수입금지결정이 연평균 15%씩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기업에 대한 지재권 침해조사를 한 사례도 지난해 6월 기준으로 18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엔 45건으로 150% 늘었다. 오늘날 지재권분쟁은 특정지역, 특정분야, 특정주체에 한정되지 않고 세계 모든 지역에서, 여러 산업분야의 다양한 지재권을 대상으로, 대기업ㆍ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제 세계는 글로벌기업경영에 있어서 지재권분쟁이 일상화된 시대가 됐다. 이제라도 민간과 정부가 힘을 모아 우리의 지재권 관리시스템을 재점검해야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임다정 국립축산과학원 농학박사<ⓒ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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