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김중수 한국은행총재는 14일 "총액한도대출 증액은 소외계층의 금융접근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한은이 가진 금융안정 기능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인천 서구 한은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기자단담회에서 "지난해 한은법이 개정되면서 한은의 역할로 물가안정 뿐 아니라 금융안정기능이 추가됐기 때문에 이번 총액한도대출 증액이 가능했다"며 "정부의 요청이 아닌, 한은이 주도권을 가지고 진행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그러면서 "금리에 대해서도 정부와 엇박자를 낸다고 하는 지적이 있는데 정부와 같이 가면 독립성이 없다고 하고 따로 가면 엇박자라고들 한다"며 "각자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총재는 한은의 정체성이 시대에 따라 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은이 감독기능을 내준 것이 지난 1998년이고 물가안정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수행하는 중앙은행은 전 세계적으로 몇 나라밖에 없다"며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조사연구가 한은의 3대 기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모델로 삼았던 미국이나 영국의 중앙은행 역시 그 역할이 바뀌고 있다"며 "한국식 중앙은행을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한은법의 개정은 중요한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앙은행의 위치를 팔 길의 법칙(Arm's length principle)과 비유하면서 "한은은 정부나 민간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절한 관계를 유지해야한다"며 "독립성과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국민들과 소통의 갭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기화되고 있는 유럽발 재정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는 이머징 국가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총재는 "글로벌 경제성장률 3% 중 반이 이머징 국가의 성장에 의한 것"이라며 "글로벌 위기를 해결하는데 신흥경제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머징 국가들은 수출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만큼 선진국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시장개척을 하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해온 우리나라 역시 대외경제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앞으로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실물경제는 중국이나 일본과 연결돼있고 금융지본시장은 미국이나 유렵과 연관된 소위 '미스매칭'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앙은행의 고민"이라고 언급했다. 김 총재는 또 "취임 후 한은법 개정과 직군제 폐지, 국제기구와의 공동연구 강화 등 많은 일을 했다"며 "직원들이 야근이 많다고 하지만 젊었을 때 일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좋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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