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동철의 초대석 藝感 | 바이올리니스트 강대식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유럽과 미국 등에서 ‘Kimon Kang’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해온 바이올리니스트 강대식은 아카데믹하면서도 엄정한 해석과 고도의 테크닉 명연주자로서 비르투오조(Virtuoso)로 평가받는다. 인생의 중년기에 들어선 그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음악적인 역경과 시련을 다 겪고 나서야 비로소 음악을 그리고 그가 연주하는 바이올린에 대해 좀 알것 같다고 말했다.하얀 드레스셔츠와 감색 정장 차림의 강대식 바이올리니스트. 골드색 무테안경과 레몬옐로 카우스 버튼에 포인트를 두어 가을햇살에 더욱 세련돼 보이는 지적 이미지의 클래식한 스타일이었다. 문득 감미롭고 윤택한 바이올린 멜로디가 깊은 악상(樂想)을 떠올리게 하는 듯한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 떠올랐다. “지난 1999년까지 꿈과 열정으로 바이올린 하나를 들고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음악여행은 청중들에게 진실한 연주를 들려줄 수 있는 호기이지만 동시에 자아를 되찾아가는 드라마틱한 여정이기도 했지요”라고 돌아봤다. “요즈음 일상은 평범한 생활에 가까워요. 여느 연주와 책과 대화의 시간들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지요. 연주자로서 또 교수로서 발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어쩌면 팽팽한 이 긴장감을 즐기는지도 모르겠어요. 한국에 들어와 대학 강단에 서면서 또 다른 인생을 배우게 된 것도 바이올린 때문인데 가끔 저 혼자 생각하곤 해요. 내 인생은 바이올린에서 시작해 바이올린으로 끝날 것 같다고.”(웃음)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그는 한국의 클래식 음악위상이 “해외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연주력 등은 이미 세계 정상급 수준이기 때문에 외국에서 국내 클래식 시장성을 높게 본다”며 “자신을 위한 조금 더 고상한 선택 그것이 클래식”이라고 소개했다. 슈베르트, 모차르트, 파가니니 곡을 좋아하는 그는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바흐나 헨델 등 바로크 음악 쪽으로 끌립니다. 원칙적인 것이 좋아지게 되고 그러한 것이 정감의 심성을 고양(高揚)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세대를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세상 모든 이치가 그러하듯 왕도가 있겠습니까. 수면의 물은 동서남북은 없어도 물마다 깊이는 다르다는 말이 있지요. 외형상 다 같은 사람이지만 한 사람씩 개인을 보면 가능성은 너무나 큽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좋아서 혼신을 다해 연습하고 스스로 능력을 계발(啓發)하여 깨우치는 것이 최상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연주가로서 그에게 음악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젊은 날엔 나의 모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전과 다르게 지금은 생(生)의 가장 중요한 일부분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자연에 귀 기울여 얻는 생명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운 멜로디와의 밸런스를 껴안은 것일까요!” 한편 그는 오는 11월초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심사위원으로 초빙되었고 내년 3월 서울예술의 전당 독주회에서 팬들과 만난다.이코노믹 리뷰 권동철 기자 kdc@<ⓒ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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