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마지막 어른이 떠났다'.. 임직원·업계 애도
▲고 최종환 삼환기업 명예회장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중견건설업체 삼환기업을 창업한 최종환 명예회장(87세)이 11일 오전3시 서울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최 명예회장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이며 장지는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딸 용주씨, 며느리 한봉주씨, 사위 박성진씨, 손자 제욱씨, 동욱씨, 손녀 영윤씨, 지연씨 등이 있다. 삼환기업은 장례식을 회사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발인은 14일 오전6시.최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대한민국 건설1세대로 통하며 60년 넘게 건설산업을 이끌어온 인물이어서 건설인들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최 명예회장은 1946년 약관의 나이에 '삼환기업공사'를 창립하며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삼일빌딩, 신라호텔, 조선호텔 등 널리 알려진 건축물을 시공했다. 또 경부고속도로를 비롯, 수많은 고속도로와 지하철 건설에도 참여했다.최 명예회장은 해외시장 개척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1960년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으며 1973년 국내 건설사로는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요르단 등 중동지역에서의 연이은 수주와 성공적인 공사를 통해 국내 건설업계에 중동개발의 붐을 조성했다.최 명예회장은 근대적 건설업을 태동시켰으며 건설산업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5년 대한건설협회 회장을 시작으로, 1980년 한미경제협의회 부회장, 1983년 세계건설협회 총연합회(CICA)회장, 1983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1992년 한러경제협회 회장 등 대표적인 단체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해 왔다. 이에 힘입어 해외 건설시장 확대와 한국 건설업의 지위향상을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최재덕 해외건설협회 회장은 "최 명예회장은 1973년 업계 최초로 중동에 진출해 해외건설 수주액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역사를 쓰셨다"면서 "우리 업체들이 그 덕에 지금까지도 중동건설 특수를 누리고 있는데 갑자기 세상을 떠나셔서 안타깝다"고 심경을 토로했다.박상규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 "삼환기업 법정관리 등 건설업계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 건설 1세대 마지막 어른이 떠나셨다"면서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홍순관 삼환기업 노조위원장은 "건설 1세대로 어려운 환경에서 삼환기업을 이끌어 오면서도 청렴결백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며 노조 차원에서도 존경해온 분"이라면서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데 세상을 떠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특히 최 명예회장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애써 일군 회사의 회생을 보지 못한 채 타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012년 시공능력 31위인 삼환기업은 지난 7월11일 금융위원회의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을 받자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어 워크아웃 신청 5일 만인 지난 7월16일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정관리에 돌입한 삼환기업은 금융·상거래 채권단, 삼환 노조 등과 채권상환 방식에 대한 갈등을 보이기도 했지만 지난 1일 상거래업체들의 소액채권 34억원을 우선변제하며 채권상환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건설업계 관계자는 "한 때 잘 나갔던 삼환기업이 건설경기 불황에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잇따라 경험했다"며 "창립자로서 이런 사태를 지켜보면서 가지게 된 참혹스러움이 노환을 악화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이민찬 기자 leem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이민찬 기자 leemi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