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패밀리> KBS2 월-금 오후 7시 45분이 시트콤의 제목에서 ‘닥치고’라는 수식어는 매 회 에피소드에 벌어지는 모든 일을 설명할 이유가 된다. 우성과 열성으로 나뉜 두 가족은 어느 날 갑자기 ‘닥치고’ 가족이 되었고, 가족이기 때문에 일단 ‘닥치고’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우성-열성으로 나뉘어있던 두 가족의 구성원들에게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른 면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초반의 전개 이후, <닥치고 패밀리>는 각 인물에게 인물 소개 정도의 캐릭터밖에 부여하지 못한 채로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져있었다. 우성 가족에게는 없는 가족 사이의 끈끈한 정이 열성 가족에게는 있지만 그 정을 한 가족이 된 우성 가족 구성원들에게 전파할 만큼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두 가족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꼼꼼하게 그려지지 않다 보니 결국 돌파구는 성급한 러브라인 뿐이다. 에스테틱의 새로운 스태프로 뜬금없이 최하나(최하나)가 등장한 것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지 못한 시트콤이 더 이상 새로운 에피소드가 없을 때 선택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주변 인물의 뒷담화를 과장되게 떠벌이는 최하나는 오직 알(민찬기)을 향한 희봉(박희본)의 연애 감정을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존재한다. 이와 같이 새로운 캐릭터가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은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갈 만한 힘을 가진 기존 인물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두 에피소드를 위해 단편적인 캐릭터만 가지고 등장하는 인물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러브 라인을 제외한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를 부각시키거나 가족의 이야기를 전개시킬 시간은 점차 부족해진다. 회사를 둘러싼 암투와 출생의 비밀 없이도 일일드라마 분량의 에피소드를 매일 소화해내야 하는 일일시트콤이 흔하게 빠지는 함정이다. <닥치고 패밀리>는 지금 너무 빨리 함정에 빠진 것 같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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