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보쉬, 4년만에 결별(종합)

SB리모티브 해산, 특허 공동 사용 합의…'기존 고객 이탈 없을 것'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SDI가 독일 보쉬와 함께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업체 SB리모티브가 4년만에 합작 종료를 선언했다. 삼성SDI는 보쉬가 소유한 지분 50% 전량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5일 독일 보쉬와 50대 50의 비율로 투자해 설립한 SB리모티브의 보쉬측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규모는 약 5700만 달러에 달한다. 삼성SDI는 SB리모티브와 울산 셀 공장을 갖고 보쉬는 SB리모티브의 독일 법인과 미국 코바시스를 갖게 된다. SB리모티브는 삼성SDI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며 독자적으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에 나선다. 두 회사가 합작을 종료한 가장 큰 이유는 보쉬의 외도다. 보쉬는 선박용 리튬이온배터리 사업에 독자 진출하며 삼성SDI와의 합작을 해산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3월 외신 일각에서 삼성SDI와 보쉬가 결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두 회사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이재용 사장이 독일 현지에서 완성차 업체들을 연이어 만나며 보쉬와의 결별이 기정사실화 됐다. 이 사장은 보쉬와의 결별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완성차 업체들을 만났다. 삼성SDI 관계자는 "당시 두 회사는 우호적 관계아래 합작법인 청산 이후 사업구조 재편방안을 협의중이었다"면서 "SB리모티브에 대한 객관적인 가치 평가와 법적, 절차상의 이유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속도를 내고 2차전지 셀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배터리 셀, 배터리 팩 등 다양한 형태로 계약을 원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의 수주활동도 원활해질 전망이다. 삼성SDI는 향후 자동차 산업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SB리모티브를 독자경영할 방침이다. 삼성SDI로 합병하는 계획도 현재로선 없지만 검토해볼만한 문제다. 독자경영을 시행하는 동시에 자체 팩 기술을 확보해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부문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수주 프로젝트건에 대해선 SB리모티브가 배터리 셀을 만들고 팩은 보쉬측에서 공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물론 전동공구사업부문서도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미 수주 고객에게는 사전 양해를 구했으며 전기차배터리 사업은 수주에서 양산까지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기존 수주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SB리모티브가 갖고 있던 기존 특허권은 삼성SDI와 보쉬가 공동으로 사용하게 된다. 삼성SDI는 자체 보유한 전기차 배터리용 특허와 SB리모티브의 특허가 융합될 경우 시너지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기준 특허청에 등록된 전기차용 배터리 특허는 삼성SDI가 688건, SB리모티브가 223건에 달한다. 삼성SDI는 4년간의 합작경험을 바탕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부족했던 경영역량을 대폭 보강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합작법인을 통해 자동차 산업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하고 전기차의 메커니즘, 팩 기술에 대해 상당 기술과 특허들을 습득했다고 강조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많은 OEM 업체들이 전기차용 배터리 팩 내재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셀 중심의 수주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며 "팩 사업 역시 꾸준히 투자해 주요 고객사 위주로 수주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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