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원조 경쟁…돈방석 앉은 태평양 섬나라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들이 뜻하지 않게 돈방석에 앉았다. 세계 1,2위의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이 태평양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면서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전문가 분석을 인용,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최근 남태평양에 있는 쿡 제도를 방문한 것은 아시아 태평양의 중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미국이 이 지역을 중심축으로 삼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방문으로 지역에 대한 원조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이 커진 것도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호주국립대학의 스테판 호웨즈 개발정책과 교수는 “태평양이 더 중요하게 됐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고 말했다. 중국의 남태평양 제도 국가들에 대한 원조는 ‘연차관(Soft loans, 금리가 낮고 상환기간이 긴 차관)과 함께 매년 2억 달러(2262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최근 연차관을 통해 파푸아 뉴기니 제도와 쿡 제도에 경기장을 지어 주었다. 또 사모아 제도에는 수영장을, 통가 제도의 수도 누쿠알로파에는 왕궁을 증축했다. 쿡 제도의 수도 라라통가엔 경찰서와 법원 건물도 설립했고, 2006년 군사 쿠테타 이후 최근 군사 정권을 피한 피지에 대한 원조도 늘리고 있다. 그동안 남태평양 제도에 원조를 해온 미국도 최근 규모를 늘리는 모양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번 쿡 제도 방문에서 3200만 달러(362억)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의 역할을 유지하겠다는 차원이다. 미국은 그동안 1억 달러 상당의 방위 비용을 포함 매년 3억 달러를 이 지역에 쏟고 있다. 연간 12억 달러를 지원하는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원조 규모가 많다. 미국과 중국 모두 이 지역을 둘러싼 경쟁 관계에 대해서 부인하고 있다. 클린턴은 쿡 제도 방문 당시 태평양에서 중국과 함께 일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원조경쟁을 일축했다. 중국도 가난한 외딴 국가의 개발을 돕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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