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세수 부족 가능성 인정… 부실추계 논란 예고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도 세수 부족 사태는 오지 않을 것이라던 정부가 처음으로 세수 부족 가능성을 인정했다. 무리한 세수 목표 설정에 따른 논란이 예상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법인세와 소득세 수입은 큰 문제가 없지만 (경기가 나빠)부가가치세와 관세 등이 덜 걷히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올해 세수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다"고 털어놨다. 세수 전망은 보수적으로 하기 때문에 성장률이 좀 떨어져도 세수 부족 사태가 벌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던 종전과는 완전히 다른 입장이다. 정부는 올해 세수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여 잡았지만 성장세가 뒷받침되지 않아 속앓이를 해왔다. 지난해 9월 예산안을 편성하며 기획재정부가 전제한 2012년 성장률 전망치는 4.5%. 하지만 이 숫자는 3.7%로 조정됐다가 지난 6월 3.3%까지 후퇴했다. 정부는 9월말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전망치를 다시 한 번 낮추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악의 경우 2%대의 성장 가능성도 상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 성장률이 1% 떨어지면 세수는 2조원 정도 준다. 성장률 전망치가 예산 편성 당시보다 1.2%포인트나 내려갔지만 정부는 세수 전망을 수정하지 않겠다며 버텨왔다. 2013년 균형재정 목표도 아직까지 내려놓지 않았다. 정부의 예산안에 근거해 국세청이 잡아 놓은 올해 세입예산은 192조6000억원. 하지만 5월까지 국고로 들어온 세수는 연간 세입 예산의 47.3%인 91조1000억원에 그친다. 지난해 같은 기간(48.1%)에 비해 1% 남짓 뒤처진 실적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국세청은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이면서 세수 확보에 나섰지만 세수 목표를 방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 둔화로 세수 전망이 불투명하다면서도 박 장관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에는 여전히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 국면에 빠져있기 때문에 정부가 돈을 풀거나 금융권이 돈을 푸는 방식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경제 체질만 허약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어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경 무용론이다. 박 장관은 아울러 "정부는 재정투자를 보강하고 경기 활력을 살릴 수 있는 미시적인 정책들을 많이 발표하고 있다"면서 "효과가 있을 법한 정책과 어려운 계층을 타깃으로 하는 정책을 중심으로 대응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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