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나는 전설이다.” “아직 아니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와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때 아닌 대립각을 세웠다. 발단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200m 결승. 볼트는 19초3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선 100m에서 올림픽기록(9초63)을 작성하며 우승한 볼트는 이로써 2008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100m, 200m 각각 2연패를 달성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2회 연속 단거리(100m, 200m) 2관왕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 종전 가장 근접한 선수는 칼 루이스(미국)로 1984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에서 100m, 200m를 휩쓸었지만 1988 서울올림픽에서 200m를 놓쳤다. 볼트는 자메이카 동료들과 나서는 400m 계주까지 제패할 경우 세 종목 2연패의 위업을 이룬다. 경기 뒤 볼트는 의기양양했다. 트랙에서의 팔굽혀펴기로 힘이 남아있음을 과시했고, 하늘을 향해 검지를 가리키며 우승을 자축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여전히 의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전설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이루고 싶은 걸 다 이뤘다. 허리 통증에도 금메달을 딴 내가 자랑스럽다”며 “몸 상태가 정상이었다면 세계기록도 경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게 위원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볼트의 거만한 태도에 다시 한 번 불만을 토로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100m에서 볼트가 결승선을 끊기도 전에 양팔을 벌려 세리머니를 펼친 것에 대해 지적했던 그는 “아직 전설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이어 “볼트의 업적은 선수인생이 끝난 뒤에 평가할 일이다. 루이스처럼 4번 연속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낸 선수도 있다”며 “부상을 당하지 않고 올림픽에 1, 2회 정도 더 출전한다면 전설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게 위원장은 세리머니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그는 “챔피언으로 여겨지지 않는 행동을 했다. 경쟁자들에게 더 존경심을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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