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IT, 주가 30년 만에 최저 수준 韓 IT, 아시아 기관투자자 러브콜[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삼성전자에 밀린 일본 IT 기업들이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에 몇 년째 적자가 이어지면서 주가도 30년여 만의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소니와 샤프의 시가총액을 합해봐야 삼성전자 시총의 10분의 1에 훨씬 못 미치는 신세다. 중국 등 아시아 기관투자자들은 일본에서 시선을 거두고 삼성전자 등 한국 IT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3일 도쿄 거래소에서 28.09% 이상 폭락한 샤프는 지난 6일 역시 5% 이상 하락하며 장중 176엔까지 내렸다. 샤프 주가가 180엔 아래로 내려간 것은 1974년 이후 38년 만이다. 샤프는 올 들어 무려 73.10% 폭락했다. 소니 역시 지난 3일 6.95% 급락 후 전거래일 보합 마감하면서 지난달 25일 장 중 기록한 30년여 만의 최저치(863엔)에 근접한 상황이다. 소니도 올 들어 35.09% 내렸다. 캐논, 도시바 등 여타 IT주들도 올 들어 17~18% 조정을 받았다. 이들은 글로벌 경기둔화로 가뜩이나 수요가 줄어들었는데 삼성전자·애플 등과 같은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영업에 기존 고객마저 등을 돌리는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 엔화 강세까지 겹쳐 수출에 타격을 입는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샤프는 지난 2일 올해 1분기(4~6월) 영업손실이 940억엔, 순손실이 1380억엔 발생했다고 밝혔다. 올해 연간 가이던스도 구조조정 비용을 포함해 1000억원엔 영업손실, 2500억엔 순손실로 크게 낮췄다. 소니 역시 1분기(4~6월) 순손실 규모가 246억엔으로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실적 전망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일본 IT기업들의 이같은 경쟁력 약화는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등 국내 IT 기업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수요는 줄었으나 신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적어도 내년까지 업체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여 '구조적 산업변화의 수혜'가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9.22% 증가한 6조7241억원으로 분기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고 3분기에는 7조원 돌파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부문이 실적을 주도했고 반도체도 살아나면서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 들어 22.68% 상승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시선 역시 자연히 일본에서 한국으로 옮겨지고 있다.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대만 등 아시아 기관투자자들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IT주에 진입할 시기를 저울질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이들은 최근 한국 IT 비중확대, 일본·대만 IT 비중축소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글로벌 IT산업이 한국·중국이 주도하는 가운데 양극화된 산업구조를 더욱 뚜렷하게 나타낼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IT 수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따라 휴대폰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3분기까지 20% 이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는 데다 반도체, LCD 등 부품사업의 실적 회복 역시 가속화돼 긍정적인 의견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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