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족, 즐거운 비명

여유만끽 도심 피서법 각광, 호텔 서머패키지 이용객 증가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연이은 무더위로 '찜통 더위''가마솥 더위'에 시달리는 시민들이 호텔로 몰리고 있다. 휴가철 꽉 막힌 도로에서 35℃를 웃도는 찜통더위와 씨름하느니 서울시내 특급 호텔에서 바캉스를 즐기려는 '호캉스(Hotel+Vacance)'족이 늘고 있는 것이다. 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폭염덕에 서머패키지 이용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야외수영장이 있는 호텔이 인기다.올해 처음으로 야외수영장 '하바나 라운지'를 밤 12시까지 개장한 서울신라호텔은 7,8월 성수기기간 동안 고객 포화상태다. 특히 밤 레저 프로그램을 론칭하며 쿠바 칵테일, 물에 뜨는 달빛 조명, 쿠바의 낭만적인 영화 영상 클립 상영, 라이브 라틴 재즈 공연 등 각종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강화한 지난달 1일부터 8월 2일 사이 야외수영장 입장객이 전년 동기간 대비 87% 늘었다. 같은 기간 음식ㆍ주류ㆍ음료 등의 매출은 105% 신장했다.

▲서울신라호텔은 올해 처음으로 야외수영장 '하바나 라운지'를 밤 12시까지 야간 개장했다. 현재 7,8월 성수기 기간동안 연신 포화상태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올해 첫 야간개장한 야외수영장은 30대 직장인들이 회식 자리로 예약하는 등 출시하자마자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며 "7월 초부터 긴급 테이블ㆍ의자ㆍ칵테일잔 등 기물수량을 1.5~2.5배 확충하고 파트 타이머 직원들을 대폭 늘리는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수기 기간 매일 포화 상태로 테이블이나 선베드를 받기 위해 오픈 시각부터 줄을 서서 대기해야한다"면서 "극성수기인 지난 1일부터는 폭염으로 인해 밤 고객이 급증해 프론트 데스크ㆍ마케팅팀ㆍ식음팀 등 타부서 직원들이 야외 수영장에 파견 근무를 할 정도로 대박났다"고 설명했다.광장동 그랜드 쉐라톤 워커힐호텔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보다 20여일 늦게 야외수영장을 개장했는데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전년대비 2억원을 훌쩍 넘었다. 올해는 수영장 옆에 풀바(bar)를 만들어 풀사이드뷔페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야외자쿠지를 추가로 개설해 식사와 물놀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도록 시설을 보강했다. 덕분에 매주 주말 2000명씩 찾을 정도로 인기다. 지난해 야외수영장 개장 기간 동안 총 3만5000여명이 찾았는데 올해는 이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워커힐 호텔 관계자는 "아동을 동반한 가족 단위의 고객들이 많이 찾는데 주로 미니 바캉스 식으로 하루나 이틀 짧게 와서 놀고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작년에는 비가 많이 오고 장마도 길었는데 올해는 비도 안 오고 날씨도 엄청 덥다보니 호텔 야외수영장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서머패키지는 2인 2박 투숙기준 최소 100만원이지만 현재 50개 객실이 모두 만실인 상황이다. 클럽 회원만 사용할 수 있는 15개 객실은 물론 비회원이 묵을 수 있는 35개 객실도 100% 찼다. 야외수영장 '오아시스' 무료입장과 5코스 디너 및 조식이 포함된 서머패키지는 해외 또는 교외로 나가는 것보다 차라리 고급 리조트시설 에서 여유를 즐기려는 이들 위주로 수요가 생기고 있다.직장인 김모(34)씨는 "가족들과 매년 해외로 여름휴가를 즐기러 나가곤 했는데 올해는 반얀트리에 오게 됐다"면서 "해외여행시 드는 비행기 값 정도로 편하게 서울 특급호텔에서 휴양지에 온 듯한 느낌을 살릴 수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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