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점유율 상승반전…올 5월 24.3%까지 늘어나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외국계 제약사의 건강보험 점유율이 6년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4월 있은 약가인하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3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 5월 외국 제약사들이 가져간 건강보험 약제비는 1604억원으로 총액 6601억원 중 24.3%를 차지했다. 나머지 4997억원은 국내 제약사 몫으로 돌아갔다(75.7%).이는 수년간 추세로 볼 때 매우 갑작스런 변화다. 외국 제약사의 건강보험 약제비 점유율은 2006년 27.3%로 최고를 기록한 후 매년 약 1%p씩 내려갔다. 2010년 상반기 23.0%로 4년새 4%p 가까이 시장을 잃었다. 전 세계적으로 신약 기근 현상이 불어온 데다, 이 틈을 노린 국내 제약사들의 복제약ㆍ개량신약 전략 때문이다. 그러다 올해 5월 24.3%를 기록해 6년만에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은 지난 4월 있은 약가인하가 유일하다. 정보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약가인하로 국내 상위제약사들은 약가가 18% 깎였지만 외국 제약사들은 11.8%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외국 제약사들이 높은 가격을 유지해 시장점유율을 올릴 수 있었다는 의미다.다른 요인은 의사들의 처방패턴 변화다. 약가인하로 신약과 복제약 가격이 같아졌다. 같은 값이면 외국 신약을 처방하는 의사가 늘어났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심사평가원은 30일 자체 분석자료를 내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 약가인하 전과 후의 가격을 동일하게 놓고 비교해보니 처방패턴에는 변화가 없더라는 것이다.그러나 이런 계산방식이 최근의 시장변화를 모두 설명하진 못한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처방패턴의 변화가 아니라해도 어떤 방식으로든 약가인하는 외국 제약사에게 이익을 준 게 확실하다는 것이다. 이알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국내외 제약사간 공동마케팅의 증가"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외국 제약사의 점유율 상승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마케팅은 같은 제품을 두 회사가 함께 파는 방식의 계약이다. 약가인하로 실적 하락을 우려한 국내 제약사들은 지난 1년간 수입약 판매대행 사업을 크게 확대했다. 약가인하가 간접적으로 수입약 판매를 증가시킨 것이다.정보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외국 제약사 제품 중 처방액 증가 규모가 큰 상위 20개 중 9개가 국내 제약사와 공동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외자사들의 점유율 확대는 실제로는 국내 상위사들의 영업력 기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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