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희망의 사다리' 놓는 사원채용 새 바람

주요 기업의 달라진 신입사원 채용 방식이 우리 사회에 희망을 주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자와 지방대학 출신 채용 바람에 이어 저소득층 대학생 특별채용 계획이 나왔다. 삼성은 하반기 4500명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서 10%인 400~500명을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 가정에서 뽑겠다고 어제 발표했다. 대학이 자체 심사과정을 거쳐 추천한 학생 중 선발하는 방식이다. 삼성은 상반기 고졸 공채에서도 합격자 700명의 15%인 100명을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을 뽑았다. 대기업의 지방대 출신 채용도 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개 주요 기업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의 42.3%가 지방대 출신이었다. 지방대 출신 비율은 전년보다 3.5%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은행권에서 시작된 고졸채용 바람은 올 들어 대기업과 공기업으로 번지고 있다.  기업들의 고졸ㆍ지방대 출신 채용 확대와 저소득층 특별채용은 의미가 크다. 어떻게 해서든 대학에 가려고 하는 학력 인플레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지방 학생들이 지방대를 외면하고 수도권 대학에 진학ㆍ편입하려는 현상도 완화할 수 있다. 가난 등 가정환경 때문에 학습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 계층에 대한 기회균등 실현의 뜻도 있다.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인 학벌주의를 탈피하고 수도권집중 현상을 완화하며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대학입시 제도와 대학교육 내용도 개선시킬 것이다.  관건은 새로운 채용 방식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제도로 정착하느냐다. 저소득층과 지방대 출신의 숨은 인재 채용은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다하는 것인 동시에 조직에 학연 등 파벌과 관계없는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는 이점이 있다. 고졸채용 확대도 조직을 젊게 만든다. 기업들로선 이런 이점을 살리는 한편 고졸ㆍ지방대ㆍ저소득층 출신들이 입사 후 업무ㆍ보직ㆍ승진ㆍ연수 등에서 차별받지 않는 기업문화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지방이 멍들고 취약계층이 더욱 힘들어져선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언제부턴가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 일반화됐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달라진 채용 방식과 기업문화 조성에 동참해 우리 사회에 희망의 사다리를 놓고 긍정의 바이러스를 전파하길 기대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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