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진기자
한국 유럽재정 위기 악화로 수입이 줄어든 ‘불황형 흑자’를 보이고 있다.
대외여건 악화로 상반기 수출입 증가율이 크게 둔화한 것에 비춰봤을 때 하반기에도 당초 전망보다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무역수지 흑자폭은 지난해 3분의 2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유럽연합(EU)·중국 등 주요 수출국의 경기 둔화가 원인으로 풀이된다.정부는 6월 우리나라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한 473억5000만달러, 수입액은 5.4% 감소한 423억9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49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1월~6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2753억8000만달러, 수입은 2.5% 증가한 2646억4000만달러를 각각 달성했다. 무역수지는 107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54억달러 대비 30% 줄어든 수치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연간 수출액은 지난해 대비 3.5% 증가한 5745억달러, 수입액은 5% 증가한 551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무역수지가 꾸준히 흑자를 내고는 있지만, 수출이 늘어서라기보다는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수입이 줄어든 결과다. ‘불황형 흑자’인 셈이다. 관세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6월 무역동향’에 따르면 4개월 만에 감소세를 벗어난 수출과 달리 수입은 4개월 연속 감소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효과 등으로 미국에 대한 수출이 10.2% 늘어났지만 유럽연합 수출은 16.1%나 감소했고 중국 수출도 1.5% 줄었다. 유로존 위기,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 경기 침체 등으로 수출과 수입 증가율이 동시에 둔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현대경제연구원은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의 착시 현상’ 보고서에서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여건의 악화로 수출 증가율이 크게 하락했으나 무역수지는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의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무역흑자가 품목별, 국가별 착시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자동차 흑자를 제외하면 전체 무역수지는 1/4분기 146억달러, 2/4분기 63억달러로 상반기에 총 209억달러 적자”라고 꼬집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 하반기에 크게 축소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하반기에 크게 축소될 것이란 견해가 많았다. 선진국과 중국 모두 경기침체를 겪는 탓에 수출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LG경제연구소가 예측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255억달러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4월 전망(145억달러)보다 확대된 200억달러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