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역대 정권에 비해 시기가 늦고 강도도 약한 편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여권의 분열이 최소화됐고, 보수층의 고정적 지지 기반을 잘 유지했으며, 우호적인 언론 환경 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은 최근 불거진 측근 비리와 경제 위기 등의 영향으로 이 대통령이 남은 7개월 여 임기 동안 본격적인 레임덕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벌써부터 청와대 참모들마저 대통령에게 최근의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해 안일하게 보고했다가 질책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말년 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이 대통령의 레임덕은 역대 타 정권에 비해 비교적 늦고 강도도 약한 편이다. 이 대통령은 임기 7개월 여를 남겨 두고 있는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4년을 넘기면서 대부분 집권 여당에서 강제로 떠밀리듯이 쫓겨났다. 국정 운영 지지도도 집권 후반기 1년 동안엔 10%대를 면치 못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아직도 새누리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국정 운영 지지도도 얼마전까지 30%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최근에서야 이 전 의원ㆍ김 전 부속실장 등 측근 비리의 여파로 일부 조사에서 20%대로 낮아졌다. 행정 부처에 대한 장악력도 강력한 인사권을 바탕으로 어느정도 유지하고 있다.이는 우선 집권 세력 내부의 분열이 최소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당이 분당 등 극단으로 치닫지 않고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의원 체제로 강하게 결속해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후 이 대통령을 끌어 안고 가고 있는 것이 레임덕을 지연시켜 주고 있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탈당 이후 '퇴물' 취급을 받았던 것과 달리 이 대통령은 여당 당적을 유지함으로써 일정 수준 이상의 국정 운영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또 어느 정권 보다도 인사ㆍ대내외 정책 등에서 '자기 편'을 확실히 챙겨 보수 성향 국민들의 지지 기반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조선ㆍ중앙ㆍ동아, 공중파 등 유력 언론들이 우호적인 보도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레임덕의 강화를 막아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언론 지면과 공중파 뉴스를 도배하다시피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 사건, 김대중 대통령 아들 비리 등에 비해 최근의 이 대통령 측근 비리 사건은 비교적 언론 노출이 적었다.정치 전문가인 황인상 P&C정책개발원 대표는 "무엇보다 박근혜 의원 측이 사실상 장악한 집권 여당이 내분을 일으키지 않고 이 대통령을 아직까지는 감싸 안고 가고 있다는 점이 레임덕의 강화를 막고 있다"며 "그러나 강력한 측근 비리가 추가로 더 터져 나올 경우 박 의원 측이 언제까지 이 대통령을 계속 안고 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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