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비 포기못해' 공문 돌린 공무원상조

'가입자가 장례행사 파기시 지불 거부땐 지방본부장이 내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전국공무원상조서비스가 '출동비'(장례 상담료)를 놓고 내부 진통에 휩싸였다. 200여개 정부 부처·지방자치단체 등과 맺은 단체이용 협약서에 구체적인 손해배상 금액이 명시되지 않았을 뿐더러 가입자로부터 출동비를 받지 못할 경우 지방 본부장이 출동비 절반을 본사에 입금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공무원상조서비스(이하 공무원상조)는 최근 각 지방 본부장 앞으로 '장례행사를 위한 현장출동 후 행사 파기시 출동비 정산(조치)'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공무원상조는 공문에 "팀장(장례지도사)의 특별한 잘못 없이 회원이 장례행사를 파기할 경우 회원으로부터 출동비 10만원을 정산해 5만원은 본사로 입금시키고 5만원은 지방 본부장 수익으로 처리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다만 정당한 사유 없이 출동비를 정산하지 못할 경우 해당 지방 본부장이 5만원을 본사로 입금시키길 바란다"고 명시했다.출동비란 임종 신고를 받고 현장 출동한 장례지도사(앰뷸런스 출동)와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입자가 장례 행사를 취소할 경우 받는 일종의 손해배상금이다. 출동비는 다른 상조서비스에서도 회사 규정에 따라 수만원에서 수십만원 등 일정한 금액을 계약서에 명시·징수한다. 문제는 출동비 산정·징수 방식에 있다. 공무원상조는 단체이용 협약서 제8조 손해배상 2조를 출동비 징수의 근거로 내밀고 있다. 그러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만 나와 있을 뿐 구체적인 배상 금액은 적혀 있지 않다. 공무원상조가 일방적으로 정한 배상 금액을 가입자들에게 물리고 있는 셈이다. 공무원상조는 "저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일정한 금액을 협약서에 명시할 수 없으며 출장비도 다른 업체 보다 적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출동비 지급을 가입자가 거부할 경우 지방 본부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떠안을 수밖에 없다. 한 장례지도사는 "단체 협약의 특성상 협약 조건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은 가입자가 출동비 지불을 현장에서 거부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상을 당한 입장이라 출동비를 달라고 우기지 못하는데 큰 액수는 아니더라도 자비로 돈을 메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본사 관계자는 공문을 지방에 내려보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지방본부장으로부터 출동비를 강제 징수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본사 관계자는 "본사에서 각 지방 팀장들에게 상담을 잘 해서 일을 성사시킬 수 있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공문을 내려보낸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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