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스페인 은행 구제금융에 담보를 요구하며 어깃장을 놓았던 핀란드가 항구적인 유로존 구제금융펀드인 유럽안정기구(ESM) 재원 확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ESM 규모가 충분한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핀란드의 ESM 재원 확대 반대는 당장 스페인 구제금융 규모를 결정해야 할 이달 말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유타 우르필라이넨 핀란드 재무장관은 현지 공영방송인 YLE에 출연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든 ESM이든 유로존 구제금융펀드에 더 많은 돈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핀란드는 ESM 규모가 5000억유로면 충분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ESM 재원 규모를 확대할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르필라이넨 장관은 "핀란드의 방침은 확고하다"며 "우리는 유로존 회원국으로 다른 국가들이 함께 승인했던 모든 규칙을 준수했다"고 덧붙였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은 지난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회의에서 스페인 은행들이 긴급하게 자금을 필요로 할 경우 이달 말까지 우선적으로 300억유로를 지원해 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초 최대 1000억유로까지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던 예상에 미치지 못 하는 결과였다. 스페인 은행 지원 문제 합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셈이다. 당시 유로그룹은 스페인 은행 구제금융에 대한 최종 승인이 20일께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후 핀란드 재무장관이 스페인 은행에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해주는 대가로 스페인으로부터 담보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유로그룹 예상대로 이달 말 스페인 은행 구제금융 최종 방안이 마련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우르필라이넨 장관은 지난 10일에도 YLE에 출연해 스페인과 담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핀란드 의회가 7월 말까지 스페인 구제금융안을 승인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그는 "스페인 구제금융 관련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고 언제 협상 결론이 내려질지 말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EFSF 자금을 스페인 은행들에 직접 지원해주는 방식도 거부하고 있다. 결국 스페인에 구제금융을 제공한다면 이를 상환하겠다는 확실한 조치를 먼저 보장받겠다는 것이다. 우르필라이넨 장관은 이달 초에는 유로존에서 다른 나라들의 부채를 대신 갚아주기보다는 차라리 유로존 탈퇴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일 핀란드 경제 일간 카우파레흐티와의 회견에서 "우리는 유로화가 핀란드에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핀란드가 유로화에 목을 매지는 않을 것이며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채에 대해 공동 책임을 지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로본드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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