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유럽 재정위기 속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오는 5일(현지시간) ECB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나란히 통화 정책회의를 갖는다며 이번 회의에서 두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가 불가피해졌다고 2일 전했다.지난 주말 유럽 정상회담에서 구제기금을 역내 은행에 직접 투입하도록 합의한 가운데 이제 ECB가 나설 차례라는 뜻이다. 이로써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출범 이후 첫 1% 이하의 금리가 예상되고 있다.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 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57명은 ECB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점쳤다. 인하폭이 0.5%포인트나 될 것이라고 내다본 이코노미스트는 5명이다. 반면 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이는 12명에 그쳤다. 현재 기준 금리는 1%다.ECB가 강력하게 주장해온 물가안정이 이뤄진만큼 금리 인하에 나설 기반은 마련된 셈이다. 최근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1% 선에서 안정되고 있다.ECB의 금리 인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스페인ㆍ이탈리아의 국채를 직접 매입하거나 장기 저리로 대출 서비스에 나서는 대신 금리 인하라는 선물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경제지표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유로존 실업률과 11개월 연속 하락한 제조업 지수 부진은 정책 대응의 필요성을 대변한다.영국의 바클레이스 은행의 유럽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안 캘로는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용인할 정도로 현 시장 상황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요법이 나와야 지금의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예금 금리 인하가 함께 이뤄질지도 관심거리다. 현 예금 금리는 0.25%다. 시티그룹은 ECB가 예금 금리를 0.15%포인트 낮춰 0.1%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기준 금리가 인하돼도 예금 금리는 제로가 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금리 인하 말고 추가 대책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영국 런던 소재 투자업체 IG인덱스의 데이비드 존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ECB와 BOE의 금리 인하에 이어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 인하만으로는 현 위기를 타개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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