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거래대금 2조 날아갔다..'새는 비용 모두 막아라'
중소형사들의 위기 고육책[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대외 악재인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인해 거래대금이 반토막이 나자 증권사들이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투자은행(IB)과 고액자산가 시장 등을 선점한 대형 증권사와 달리, 먹거리 부족에 살기 팍팍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고육책으로 내부 비용 단속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10조원에 달했던 일평균 주식거래대금은 지난 1월 6조원대에서 급기야 지난 5월 이후에는 4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주식 거래대금이 쪼그라들면서 증권사들은 기본 '돈줄'인 수수료 수익마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평균 거래대금이 7조원은 돼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그나마 대형 증권사들은 IB업무나 고액자산가 시장 선점 등으로 근근이 먹고 살 수는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은 그마저도 힘들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들은 줄어든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내부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손복조 전 대우증권 사장이 '글로벌 증권사'의 꿈을 안고 창업한 토러스증권도 마찬가지다. 토러스증권은 지난 5월 강남센터를 접은데 이어 다음 달 대구센터도 정리할 계획이다. 본점 하나만 남기고 모두 철수하는 셈이다. 직원들과의 협의를 거쳐 다음 달부터 임금도 30% 삭감한다. 손 사장은 "적자구조인 지점들을 정리해 가벼운 몸집으로 발 빠르게 도약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먹고 살기가 어려운 중소형 증권사들이 다른 방법이 있겠느냐"고 토로했다.하이투자증권은 외부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했다. 이달 초부터 업무 추진비와 행사비, 회의비 등을 20% 감축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임직원들의 단결이 중요하다고 생각, '비상경영체제' 의지를 다지며 출근시간도 20분 앞당겼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슈가 됐던 동양증권은 올해에도 리테일 축소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비상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 차원에서 출근 시간도 30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대다수 중소형사들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마케팅비 축소다. 수익과 직접 연관된 분야가 아니면 모두 감축모드로 전환하고 있는 셈이다.대신증권은 에너지 절약과 함께 광고ㆍ마케팅비를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으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3개 지점을 통폐합하는 등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해왔던 IBK증권이나 SK증권도 마찬가지다. 교보증권은 전기료와 더불어 직원들의 여비교통비와 소모품비까지 단속하고 있다. 접대비, 조직운영비, 부서운영비도 줄여 이 중 최대 50%를 수익창출과 직결된 영업활동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같은 증권사들의 '보릿고개'는 브로커리지가 수익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천수답 경영구조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브로커리지가 수익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증권사 간 차별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하반기부터는 증권사들의 비용절감 노력과 유럽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단기 부동화 자금 시장 복귀로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김소연 기자 nicks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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