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영업재개의 양면]코스트코 고객 '연회비는 누가 보상하나'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김혜민 기자, 김민영 기자] "너무 복잡하고, 물건도 일찍 동난 물건도 종종 눈에 띈다. 불편하다" - 하나로클럽 양재점 방문한 A씨."내 돈내고 회원 가입했는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이러면 그 돈은 누가 보상하나." - 코스트코홀세일 양재점 찾았던 B씨."정부가 오락가락하니 혼란스럽다. 이제 어떡해야 하나" - 서울 강동구 천호시장 C상인.6월 넷째주 일요일인 24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과 기초자치단체의 조례 규정에 따라 전국 303개 대형마트가 문을 닫았다. 전체의 78%에 이르는 규모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22일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지자체의 영업규제가 부당하다고 판결내리면서 서울 강동·송파지역의 일부 대형마트 문을 열었지만 서울 지역에서만 줄잡아 수백여개 대형마트와 SSM이 문을 닫았다. 때문에 정상영업을 했던 서울 강남구, 강동구, 송파구, 용산구 등 4개 자치구에 있는 대형마트와 SSM과 하나로클럽 등에는 장을 보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집중됐다.일부는 전통시장을 찾았고, 장보기를 포기하는 시민들도 많았지만 문을 연 대형마트와 하나로클럽을 찾은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갑자기 몰려든 사람들에 고객들은 불편을 겪었고, 전통시장 사람들은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24일 서울 양재동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많은 손님들로 계산원들이 분주한 손놀림을 보이고 있다. (사진 양지웅 기자)

24일 오후 방문한 서울 양재동 하나로클럽에는 오후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매장 방문객들로 인해 두부, 상추 등 일부제품이 동나는 등 북적거렸다. 특히 수박 등 제철과일에 주변에는 발 디딜 틈 없을 만큼 많은 소비자들이 늘어서 있었다. 또 맛보기로 내놓은 수박조간도 내놓기가 무섭게 사라졌다. 수박을 나르는 수레도 창고 진열대를 연신 오갔다.매장의 한 직원은 "6월 들어 확실히 손님이 많이 늘어난 느낌"이라며 "아무래도 다른 대형마트가 영업을 거의 안하니 하나로클럽으로 손님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서 왔다는 최진형씨는 "코스트코 양재점을 찾았지만 문을 열지 않아 하나로클럽으로 왔다"며 "코스트코와 거리가 멀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하나로클럽을 찾은 또 다른 고객은 "다른 대형마트가 모두 문을 닫으니 어쩔 수 없이 양재동까지 오게 됐다"며 "전통시장도 좋은데 쇼핑하기는 이곳이 더 편리한 것 같아서 거리가 있지만 일부러 찾아왔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몰려서 그런지 오히려 불편한 것 같다"며 "품절된 상품도 있더라"며 불편함을 호소했다.이날 매장에서 만난 고객들 중에 상당수는 인근의 대형마트가 영업을 하지 않아 발길을 이쪽으로 돌렸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날 서울 양재동 코스트코홀세일 양재점에는 매장이 쉬는 줄 모르고 방문한 고객들이 적지 않았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정부 시책으로 어쩔 수 없이 휴무한다"며 매장을 방문했던 고객들을 돌려세웠다. 이렇게 돌아간 차가 20여분동안 50대가 넘는 등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다.

▲24일 서울 양재동 코스트코홀세일 주차장 입구. 안내직원이 휴업인지 모르고 코스트코를 찾아온 사람에게 다가가 의무휴업일임을 알리고 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코스트코를 찾았다는 박삼조씨 "연회비 내고 코스트코를 이용하는데 이는 어떻게 보상할거냐"라면서 "재래시장은 주차가 불편하고 여기 있는 물건이 거기에 없는 경우가 많다"며 격분했다. 그는 이어 "강제로 휴무 조치를 내려도 여기 올 사람은 온다"며 "내일 오전에 장 보러 다시 올 예정"이라며 차를 돌렸다.

▲24일 서울 양재동 코스트코홀세일 주차장 입구. 정기휴무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전통시장 상인들도 불만을 토로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 천호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안영득(48ㆍ남)씨는 "천호시장은 40년 역사를 가진 전통시장으로 30~40년 동안 매월 둘째, 넷째주는 쉬었다"며 "대형마트가 이때 쉰다고 해서 시장 상인들이 동의를 얻어 다음달부터 첫째, 셋째주에 쉬기로 결정했는데 일이 뒤바뀌어 혼란스럽다"며 짜증섞인 말투를 늘어놓았다.일부는 언론 보도가 대형마트에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천호시장에서 참기름 장사를 하는 정경인(60ㆍ남)씨는 "절차상에 문제가 있는거지 의무휴업한다는 취지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데 법원이 마치 재래시장 살리기 법안 자체를 기각한 것 처럼 언론들이 보도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전통시장도 좀 바뀌어야 한다"며 "천호시장도 바닥에 아스팔트만 다시 깔아도 깨끗할 것"이라며 정부 지원을 바라기도 했다.이날 천호시장은 일부 상인들만 문을 열고 장사를 했고, 시장은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300여m 떨어진 곳에서 정상적으로 영업을 했던 이마트는 전주 일요일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 천호점의 이날 매출은 전주 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이윤재 기자 gal-run@김혜민 기자 hmeeng@김민영 기자 argu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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