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이끈 세가지 ‘경영DNA’ 살펴보니
잘 가꿔진 화단이나 밭을 보면 그것을 가꾸는 주인은 누굴까 하는 궁금증이 들 때가 있다. LG생활건강을 보면 한 여름 강렬한 햇빛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욱 짙은 녹색을 뿜어내며 건강하게 쑥쑥 자라는 생명력 강한 식물체를 바라보는 느낌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한 여름 뙤악볕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계획성 있게 잡초를 뽑고 물을 주며 자기가 키운 작물이 적당한 때 우렁우렁 과실을 맺기를 조용히 기다리는 농부처럼 묵묵히 획기적인 M&A와 도전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으로 LG생활건강의 외형을 키우고 내실을 기해왔다. LG생활건강의 탄탄한 성공스토리와 그것을 가능하게 한 차석용 부회장의 성공 DNA를 조명해본다.LG생활건강의 상승곡선은 거침없다. 사전에 멈춤은 없다는 듯 빠른 속도로 오르막길을 가뿐하게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4월 발표된 1분기 실적을 보면 올해 LG생활건강은 매출 9702억원, 영업이익 1304억원, 순이익 9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7.0%, 18.0%, 17.0% 증가해 사상최대의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실적도 꾸준하다. 지난해 연간실적이 매출 3조4524억원, 영업이익 4008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2.1%, 15.6%씩 증가하며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사업 포트포리오 구축과 컨슈머 포커스(Consumer Focus)를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LG생활건강의 연간실적은 역시 지난 2005년 연간실적(매출9678억원, 영업이익 704억원)과 비교시 매출이 3.6배, 영업이익은 5.7배나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도 이런 기세를 이어가 매출액 4조원, 영업이익 4800억원의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이런 최고의 실적을 일군 배경은 차용석 부회장이 취임 후 보여준 행보와 경영철학이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차 부회장 취임 이후 LG생활건강의 실적은 전년동기 비교시 매출은 올해 1분기까지 2005년 3분기 이후 27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29분기 연속으로 성장했다. DNA① - “근무는 유연하게 성과는 더 많이”2005년 1월 취침 이후 차 부회장은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등을 통해 최종 소비자와 접점을 갖는 마케팅을 중시 여겼다. 차 부회장은 “마케팅이란 차별화 되고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과 특별한 관계를 맺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창의력을 독려해왔다. 그런 이유로 차 부회장의 집무실 문은 항상 열려있다. 임원이나 팀장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필요하면 거리낌 없이 들어가 차 부회장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회의 횟수를 대폭 줄이고 필요한 회의는 모두 1시간 이내에 끝내는 등 회사 전반에 간결한 회의문화를 확산시켰다. 불필요한 회의 대신 그 시간에 고객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지 한 번 더 고민하자는 것이다. 차 부회장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개방적인 경영 스타일을 추구한다. 창의력은 자유로운 상태에서 나온다고 여기고 직원들 만족도를 높이는 직장문화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사내 곳곳에서 시도해왔다.LG생활건강의 고유한 기업문화로 정착된 정시퇴근제와 유연근무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차 부회장은 ‘주어진 시간에 성과를 내는 것, 주어진 시간에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것이 능력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여성인력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육아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출·퇴근제도를 한층 더 개선, LG생활건강이 정시퇴근제 및 유연근무제가 가장 잘 지켜지고 있는 대기업으로 자리 잡도록 했다. DNA② - “M&A로 신사업기회를 창출한다”차 부회장은 변화와 도전을 즐기는 최고경영자(CEO)이다. 대학과 대학원 과정을 미국에서 마친 차 부회장은 美 P&G 본사 입사 이래 한국P&G, 해태제과 등 국내외 업체들의 CEO를 두루 거치며 전문경영인으로서의 국제감각과 경영능력을 쌓았다. 차 부회장에게는 '승부사' ‘인수합병(M&A)의 귀재’ ‘미다스의 손’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2005년 LG생활건강 CEO 취임 후 그가 보여준 M&A 행보는 거침없었다. 코카콜라음료를 지난 2007년 말에 사들여 1년 만에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고 2009년에는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에는 더페이스샵과 한국음료, 2011년에는 해태음료, 2012년에는 보브의 화장품 사업과 일본 화장품 업체 긴자 스테파니를 인수했다.차 부회장은 “바다에서도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곳에 좋은 어장이 형성되듯 서로 다른 사업 간의 교차지점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창출될 것”이라며 “기존 생활용품과 화장품 사업 사이에는 교차점이 한 개뿐이지만 음료 사업의 추가로 교차점이 세 개로 늘어나면서 회사 전체에 활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 부회장은 지난 12일엔 미국 프리미엄 친환경 생활용품 업체인 메소드와 손잡고 생활용품 합작회사 크린소울 유한회사를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자본금 5억원에 LG생활건강과 메소드의 지분율이 각각 50:50이다. 대표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겸임하기로 했다. 고급 주방·세탁 세제, 세정제, 유아용품 등에서 실력을 갖춘 메소드와 협력해 중국 등 아시아 친환경 생활용품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차 부회장의 이와 같은 과감한 도전으로 인해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 화장품, 음료 각각의 사업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을 통해 서로의 사업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 화장품, 음료의 매출 비율은 2010년 말 기준 대략 1:1:0.7 수준, 차 부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각 사업이 1:1:1이 되는 것을 가장 바람직한 사업구조로 보고 있다.DNA③ - “미래성장 추가동력을 확보하라”LG생활건강은 올해에도 지금까지 다져온 사업역량 위에 미래 성장의 추가 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화장품시장 1위를 향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생활용품사업의 부동의 1위를 확고히 하기 위한 새로운 영역이 개척되는 중이다. 지난 2월 유해성분 0%의 무방부제 화장품이자 LG만의 독자적인 저온 요법으로 극지생물의 효능을 피부에 그대로 전달하는 최초의 냉장 화장품 ‘프로스틴(FROSTINE)’을 출시하는 한편 수세미 세균 걱정 없이 간편하게 사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방세제인 ‘뽑아쓰는 자연퐁’을 출시했다. ‘뽑아쓰는 자연퐁’은 가족의 위생과 청결에 관심이 많은 주부, 설거지 횟수가 많지 않은 1~2인 가구,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캠핑족의 증가 추세에 맞춰 새롭게 선보이는 신개념 주방세제이다. 신규 세탁세제 ‘한입세제’를 새롭게 선보이며 기존 더러운 때를 강력하게 제거해주는 찌든때용 세제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차 부회장은 연간 3000억원 규모의 국내 분유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차 부회장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와 순식간에 순위변동이 가능한 분유시장의 특성상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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