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에콰도르로 망명 신청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40)가 에콰도르로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어산지는 19일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어산지는 짧은 성명을 통해 "에콰도르 대사관에 도착해 외교적 보호 및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확인해줄 수 있다"면서 "(망명) 요청을 검토하고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과 에콰도르 정부에 감사한다"고 밝혔다.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19일 호주 국적의 어산지가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면서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의 망명 신청을 수용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은 망명 신청이 검토되는 기간 동안 어산지가 "에콰도르 정부의 보호 아래 대사관에 계속 머물게 될 것"이라면서 "어산지의 망명신청을 검토하기로 한 에콰도르 정부의 결정이 영국이나 스웨덴의 사법처리 과정에 개입하려는 것으로 해석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어산지는 극비 외교문서를 폭로한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된 상태다. 또 성폭행 혐의로 스웨덴 사법당국에 수배돼 있다. 영국 대법원은 지난 14일 어산지가 낸 스웨덴 송환 결정 재심 요청을 기각했고 어산지는 스웨덴으로 송환될 상황에 처해 있었다. 어산지는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국가기밀누설죄로 기소했으며 영국에서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자신이 결국 미국으로 보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망명지를 에콰도르로 선택한 것도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콰도르는 베네수엘라의 우방국으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다. 어산지는 코레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모국 호주도 정치범인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말하고 "모국으로 돌아가면 타국으로 송환돼 간첩죄와 반란 선동죄로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이 사건이 위키리크스의 폭로로 피해를 본 적대 세력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한편 어산지의 변호인들은 오는 28일까지 어산지가 영국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소재한 유럽인권법원(ECHR)에 재심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병희 기자 nut@ⓒ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