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경쟁력·소비자 효용성 집중하기로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팬택이 다음달 출시하는 5인치 스마트폰에 펜을 탑재하지 않기로 했다.팬택 관계자는 20일 "펜을 지원하면 처음에는 소비자들에게 아날로그적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겠지만 실제 이용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장 조사 끝에 펜을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팬택은 7월 SK텔레콤 단독으로 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베가 넘버 파이브 2(가칭)'를 출시한다. 제품 개발 초기 단계에는 같은 5인치대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LG전자 '옵티머스 뷰'처럼 펜을 탑재할 지를 검토했다. 그러나 실제 이용률과 가격 문제로 최종적으로는 펜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이 과정에서 LG전자의 행보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LG전자는 옵티머스 뷰에 손가락 메모를 주기능으로 하고, 추가적으로 펜 기능을 탑재했는데 펜은 갤럭시 노트에 탑재된 와콤 펜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품 원가가 예상보다 높자 고무 재질로 만든 러버듐 펜을 지원했다. 러버듐 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들했다. 디자이너 등 전문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와콤 펜의 성능에 뒤진다는 불만이 많았다. 결국 LG전자는 당초의 의도대로 펜보다는 손가락으로 쉽게 메모할 수 있는 편리한 사용자환경(UI)을 강조하는데 마케팅의 초점을 맞췄다.펜을 쓰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도 팬택이 신제품에 펜을 탑재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스마트폰은 통화 기능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인터넷 검색, 동영상 감상 등의 콘텐츠 소비 기능이 주를 이룬다. 메모, 그림 그리기 같은 콘텐츠 생산은 일반 사용자에게는 주요 기능이 아닌 셈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노트의 S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지만 캐리커처 그리기 이벤트 등이 대부분이다. 실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기능은 아닌 셈이다.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화면 크기가 대형화되는 추세에서 5인치 화면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용자에게 보는 즐거움을 주는 등 효용성이 높다"며 "팬택이 구색 맞추기 마케팅보다는 펜을 과감하게 제외해 가격 경쟁력과 소비자 효용성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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