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대물림으로 이어지는 '등록금 대출'

학비 부모에 의존한 경우 토익점수 773점..대출받은 경우 754점 등

학비조달 유형별 월평균소득(출처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대학 등록금 대출을 받은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취업 후 월평균 소득이 약 16만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을 대출에 의존하는 학생들의 경우 취업 준비가 전반적으로 미흡해 취업 성과가 저조하다는 지적이다.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대학 학비 조달 방식과 노동시장 성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2010년 기준 4년제 20대 대졸자 9779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19일 밝혔다.이번 조사 결과 저소득일수록 등록금 대출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부모의 소득이 월 5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은 학비를 대출하는 비율이 4.6%에 불과했지만 중간소득층(월소득 200만~500만원 미만)은 8.1%, 저소득층(200만원 미만)은 14.3%로 대출 의존비중이 높아졌다.반면 장학금을 받는 비율은 소득계층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등록금을 장학금으로 해결하는 비율은 고소득층 9.5%, 중간소득층 7.4%, 저소득층 12.9%다. 이는 장학금이 필요한 계층에게 지급되기 보다는 성적우수자에게 지급되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등록금을 대출 받은 학생은 취업 시 월평균 소득 및 정규직 비율도 다른 학생에 비해 낮았다. 등록금을 부모 등에 의존하는 학생들의 월평균소득은 198만1000원인 것에 비해 대출받은 학생은 182만2000원으로 8%(15만9000원) 낮았다. 특히 수도권 출신 남성의 경우 부모 등에 학비를 의존한 학생들의 월평균소득이 242만원으로, 대출받은 학생(210만8000원)과 31만2000원 차이가 났다. 정규직 취업률에서도 격차가 났다. 부모 등에 학비를 의존한 경우, 정규직 취업률은 70.0%를 기록한 반면, 대출받은 학생은 64.8%에 불과했다. 이는 등록금을 대출에 의존한 경우 취업 준비가 전반적으로 미흡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등록금 대출 학생들은 많은 비용이 드는 영어 점수가 다른 학생보다 낮았다. 부모 등에 학비를 의존한 학생들의 토익 점수는 평균 773점인데 비해 대출 받은 학생들의 점수는 754점으로 2.46%(19점) 낮았다.오호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높은 등록금으로 인해 '부모의 저소득→자녀의 취업스펙 준비 미흡→저조한 노동시장 성과'라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며 "취업 시까지 등록금 대출 상환을 유예하는 '취업후 상환 학자금대출'의 확대, 상환 부담이 없는 국가장학금 제도 확충이 바람직할 것"이라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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