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메티에 다르-레 주니베르 장피니' 시리즈 중 Dove_Soldat_B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4개 묶음 세트로만 판매해왔던 스위스 워치메이커인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은 메티에 다르 시리즈 컬렉션 시계를 올해 처음으로 개별 판매한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기존까지 메티에 다르 시리즈는 세트로 묶어 5억~6억원에 판매해왔지만 올해 출시한 '메티에 다르-레 주니베르 장피니' 시리즈는 개별판매가 가능하도록 본사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그동안 명품 시계 콜렉터들은 바쉐론의 메티에 다르 시계를 구입하고 싶어도 무조건 세트로만 사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꺼렸던 게 사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가격적인 부담감을 낮춰주기 위해 낱개로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바쉐론 콘스탄틴 관계자는 "메티에 다르 컬렉션 시계 중 세트로 나온 제품들은 전부 3~4개 묶음 세트로만 판매해왔다"면서 "이번 컬렉션에서는 3개 세트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낱개로 판매할 수 있도록 본사 방침 자체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워낙 가격이 세다보니 세트로 다 사려면 4개 세트 기준 약 5억원~6억원이 넘는다"며 "이렇게 되면 아무리 구매여력이 있다고 해도 가격 부담이 돼 고객 폭이 확 줄지만 1억원 중반대면 구입할 수 있을 만한 층이 넓어진다"고 귀띔했다. 개당 가격은 1억 4000만원~1억 50000만원 수준. 기존 시리즈 제품과 가격대는 비슷하지만 구매자들은 묶음판매로 사야한다는 부담감이 덜해질 수 있다. 이러한 가격 부담감이 덜해져 판매 문의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메티에 다르-레 주니베르 장피니 시리즈를 낱개 판매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이전 시리즈인 메티에 다르-레 마스크, 메티에 다르-마끼에 시리즈에 비해 전화 문의가 40~50% 가량 늘었다. 업계에서는 명품 시계마저 콧대를 꺾은 것에 대해 '장기 불황'을 이유로 꼽는다. 지난 4월 백화점 명품 매출은 26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여 전년대비 5.9% 감소했으며 명품에 힘입어 매출 신장세를 보였던 백화점들의 매출도 크게 줄어 현대백화점은 전년대비 신장률이 1.5%, 신세계백화점은 2% 수준에 그쳤다. 이러한 경기 불황에 명품 브랜드들은 '이미지' 때문에 가격 할인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지만 대신 마케팅에 있어서 변화를 주고 있는 셈이다.바쉐론 콘스탄틴 관계자는 "세트 판매에서 개별 판매로 바꾼 뒤 반응이 거의 즉각적이었다"며 "출시되자마자 여기저기에서 '자료달라, 시계 보러 가겠으니 예약해달라'는 문의가 쏟아졌다. 기존 시리즈 제품들이 들어왔을 때에도 이렇게 적극적이진 않았는데 역시 낱개로 판매한다고 하니 가격적인 부담이 덜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