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주기자
단말기 자급제 시행과 함께 중고폰 시장을 둘러싼 이통사들의 대응도 본격화 되고 있다.
오랫동안 ‘계륵’으로 치부돼 왔던 중고휴대폰(이하 중고폰)의 몸값이 지난 1일 단말 자급제 실시 이후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는 중고폰에도 ‘요금 할인’을 적용키로 한 데 이어, 단말 자급제 1단계에서 중고폰(자가폰 포함) 중심의 유통을 강조하기도 했다. 모바일 포털 ‘세티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고폰 거래가 크게 급증한다는 것도 주목거리다.중고폰 ‘몸값’이 뜰 것이라는 전망 속, 예상 밖 중고폰 유통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말 자급제 도입 취지가 빛 바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일부 온라인 거래 사이트를 제외하고, 이통사 오프라인 대리점 등이 중고폰 유통에 적극 나서지 않는 점은 ‘중고폰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또 소규모 중고폰 온라인몰의 카드 결제가 이뤄지지 않고, 중고폰을 통한 MVNO 이용자 경우 ‘휴대폰 인증’이 지원되지 않는 것 등 해결과제도 만만치 않다.한편, 중고 휴대폰 구매 시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중고폰 구매 시 단말기식별번호(IMEI)로 분실·도난 폰 여부를 조회한 후 구매할 것을 권고한다. IMEI(International Mobile Equipment Identity)란 총 15자리로 이뤄진 단말기 고유 식별번호로 분실·도난 시 통화를 차단하는 목적으로 활용된다. 기종에 따라 휴대폰 외부(뒷면) 및 배터리 슬롯, 휴대폰 내부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단말 자급제가 실시된 5월 이전 출시된 휴대폰은 단말기 식별번호가 표기돼 있지 않기 때문에 모델명과 일련번호로 ‘분실·도난 여부조회 사이트(www.checkimei.kr)’에서 조회가 가능하다.이슈① | 몸값 솟고 거래 늘고 일단은 긍정효과현재 국내에서 중고폰 거래가 가장 활발한 곳 중 하나는 국내 최대 모바일 포털인 ‘세티즌(대표 황규원)이다. 세티즌이 운영하는 중고거래 사이트(market.cetizen.com)에서 거래되는 중고폰 수는 지난 4월 처음 월 2만건을 넘어섰다. 단말 자급제 도입으로 중고폰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는 세티즌은 올해 총 거래량 규모가 처음 20만대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지난 4월 SK텔레콤이 운영중인 ‘T에코폰’ 매매 건수가 4만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규모 면에서는 세티즌을 앞섰다)올 1월부터 5월(15일)까지 세티즌 중고폰 거래 현황 분석을 분석해 보면, 국내 중고폰 유통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산이 완료된 ‘정상거래’ 기준, 지난 1월 1만3806건이었던 중고폰 거래 건수는 2월 1만6955건, 3월 1만8205건에 이어 4월 ‘드디어’ 2만건을 넘어섰다.(20,585건) 5월 15일까지 거래건수는 9924건으로, 다소 기대에 못미쳤다. “연휴 등의 영향”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으로, 지난달 수준 혹은 이를 약간 웃도는 실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이에 따라 거래금액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월 27억433만6500원에서 2월 33억7520만6800원, 3월 34억1647만6500원, 4월 38억5949만7000으로 늘었다. 5월 보름간 거래실적은 18억2430만9800으로 나타났다.이와 관련, 세티즌 중고사이트의 지난해 정상 거래 건수와 거래 금액은 12만 여건, 189억원으로 2010년 대비 35%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세티즌은 올해 예상 거래 건수가 20만 건 이상을, 거래 금액으로는 약 400억 이상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세티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폰 거래건수가 급증 추세다. 중고폰 등 자급폰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배려가 아쉽다.
자체 중고폰 거래가 처음 2만건을 넘어선 4월 거래현황은 5월 1일 단말기 자급제 실시 이후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데서 눈길을 끈다. 거래 건수 2만건 돌파 외, 스마트폰 거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돋보인다. 거래 규모와 거래 금액은 전월 대비 각각 12%, 11% 늘어났으며, 전체 거래건 대비 평균 거래금액은 18만7454원 이었다. 특히 중고매물 역시 스마트폰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일반폰 거래량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 달 기기별 거래량에서 스마트폰이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스마트폰 초기 구매자들의 약정 만료 스마트폰이 매물로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한 몫 했다. LTE폰 거래 역시 조금씩이나마 증가 추세다. 참고로 지난해 총 거래 건수(12만 건) 가운데 스마트폰과 일반폰 비중은 각각 약 52%, 48%로 비슷했다. 스마트폰 모델별로는 갤럭시S와 아이폰4 16GB, 갤럭시S2 SKT용, 옵티머스2X 가 각각 거래량 1~4위를 차지했다.세티즌 봉충섭 팀장은 “단말기 자급제가 시작됨에 따라 휴대폰의 구입과 개통이 쉬어져 중고 폰의 이용과 거래가 좀더 활성화 될 것”이라며 “자급폰의 본격 보급에 앞서 중고폰을 잘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소비 형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세티즌은 중고 거래 이용 시 택배형 직거래 보다는 안전거래를 이용하고, 물품을 받은 후 바로 제품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혹여 있을지 모르는 사기나 제품파손 등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이슈② | 소액결제·휴대폰 인증 불발은 숙제중고폰의 또다른 수요처로 여겨지는 MVNO(가상이동통신망)의 일부 가입자가 다날, 모빌리언스 등 결제업체(PG)의 소액결제 및 포털 등 가입 시 휴대폰 인증을 이용할 수 없는 것도 해결과제로 꼽힌다. 이는 가령 포털 가입 시 휴대폰 본인 확인이나 게임 아이템 구입 시 휴대폰 소액 결제 등이 안돼 MVNO 활성화 저해요소로도 지적된다.국내 70여만 명에 달하는 MVNO 가입자 가운데 이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SK텔레콤 MVNO 사업자에 가입한 이용자들이다. KT 계열 CJ헬로비전이나 온세텔레콤 등은 이용이 가능하다.온세텔레콤 김태경 상무는 “현재 다날 등의 소액결제 경우, KT MVNO들은 KT를 통해 결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령 결제(인증)를 위해 뜨는 이동통신 3사(SKT-KT-LGU+) 중 KT에 체크한 후 MVNO 가입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결제되는 식이다. 이는 KT가 이용(연동)을 허락했기 때문이라는 게 김 상무 설명이다. 바꿔 말해 KCT텔레콤 등 SK텔레콤 망을 쓰는 MVNO들은 SK텔레콤이 열어주지 않아 이를 이용할 수 없다.다날 관계자는 “MVNO쪽과는 아직 계약이 되지 않아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면서도 “(MVNO쪽 서비스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MVNO 가입자가 적어 이용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MVNO 업계 등에 따르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이통사와 MVNO 등의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다날 등 PG들은 통신사 결정 이후 본격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나열’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지금 KT처럼 이통3사만 노출하고 해당 이통사를 체크한 후 결제(인증)하는 방식은 MVNO가 이통사(MNO)에 다소 ‘종속적’이라는 점에서 MVNO가 선호하지 않고, 그렇다고 향후 수십, 수백 개로 늘어날 MVNO를 이통3사와 함께 다 노출하는 것도 마땅치 않아 대안을 찾고 있다. 온세텔레콤 김 상무는 “이제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며 “소비자가 편한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대형 오픈마켓이나 대형 온라인 유통(거래)업체를 제외하고, 소규모 온라인 판매점들이 PG업체들의 카드결제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시됐다. 단말 자급제 실시로 온라인 상의 휴대폰 유통을 계획했던 수요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막상 PG들이 휴대폰(공단말기)을 결제대행 금지 품목으로 지정해 놓아 거래 자체가 원천 봉쇄된 탓이다.대포폰 유통이나 휴대폰깡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게 PG업체들 설명이다. 실제 기존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는 알게 모르게 이러한 형태 비정상적인 유통이 적지 않게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슈③신규폰과 동일한 요금할인…소비자 선택폭 넓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