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나간'(?) 주우식

'산은 기업공개…신문 1면에 실어줘야 합니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산업은행을 기업공개(IP0) 하려면 국회 동의가 꼭 필요합니다. 중요한 내용이니 꼭 (기사) 부탁드립니다." 10년간 '삼성전자의 입' 역할을 했던 주우식 산은금융지주 수석부사장이 '산은금융의 입'이 됐다. 15일 열린 산은금융 기업공개(IPO) 간담회는 그 데뷔 무대였다. 그는 연신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IPO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문 1면에 실어줘야 한다"는 말도 여러 번 했다. 그는 재무부 관료 출신으로 1999년 삼성전자로 옮겨 약 10년간 삼성전자에서 기업홍보(IR) 업무를 맡았다. 관료 출신 기업인으로서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혔다. 그러다 지난 2009년 돌연 삼성증권 사장 보좌역으로 옮긴 후 현업부서에서 퇴직연금 실무를 맡았다. 3년만에 다시 IR로 복귀하는 셈이다.  그가 다시 IR로 돌아오게 된 데는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과의 인연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주 수석부사장은 강 회장의 서울대 법학과 후배로, 강 회장이 재무부 이재국장과 국제금융국장을 맡았던 시절에 신임받는 사무관이었다. 주 수석부사장은 기자들과 지난 주 금요일 비공개로 가진 모임에서 강 회장이 재무부시절 따로 계산 없이도 금리 수준을 정했던 일화를 전하며 "기억력과 머리 좋은 것으로는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산은금융의 입으로 부임한 주 부사장의 '주요 미션'은 산은의 IPO를 연내 성공시키는 것. 이날 아직 열리지도 않은 국회에 "IPO 성사를 위해서는 꼭 국회의 (대외채무) 보증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언론 플레이를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6월 국회는 법안처리보다 원 구성에 주력해야 하고 민주당 등 야당에선 산은지주 민영화에 반대하고 있어 주 부사장의 바람대로 내달 중으로 국회의 보증동의안이 처리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렇다면 이날 간담회에 대한 기자들의 평가는 어땠을까. "소문난 잔칫상에 정작 먹을 것이 없었다." 간담회가 마치기도 전에 자리를 뜨며 어느 기자가 남긴 말이다. 산업과 금융의 '업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기자들은 "삼성전자는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전자산업 트렌드를 주도했지만 산업은행은 규제산업인 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과도한 자신감은) 전자와 금융간 '업의 본질'을 간과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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